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113

인사이드 아웃으로 본 흄 철학 (감정, 도덕, 이성)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말, 정말 자주 하게 됩니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책상 앞에 앉기가 싫고,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죠. 저도 최근에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는데, 솔직히 논리적으로 따져서 내린 선택이라기보다는 그냥 쓰고 싶다는 감정이 먼저 이끌었습니다.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도덕감정론(Moral Sentimentalism)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여기서 도덕감정론이란 도덕적 판단과 실천이 이성적 계산이 아니라 공감, 연민 같은 감정에서 출발한다는 이론입니다. 디즈니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이 철학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여줍니다. 흄이 말하는 감정과 이성의 관계흄은 유명한 말.. 2026. 3. 6.
영화 기생충(Parasite)과 마르크스 (계급구조, 소외이론, 허위의식) 등교하면 늘 반공포스터를 그리고 새마을 노래를 불렀던 저는 대학에서 처음 마르크스를 접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접경지역에서 자란 탓에 공산주의는 그저 '적'일 뿐이었는데, 80년대 대학가에서 마주한 자본론의 내용은 제가 알던 세계와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을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18세기 마르크스가 고민했던 경제적 불평등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말이죠.반지하와 언덕 위, 공간으로 읽는 계급구조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간의 수직성이었습니다. 기택 가족이 사는 반지하 집은 창문 너머로 취객의 다리만 보이고, 박사장 가족이 사는 집은 언덕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말한 계급구조(class st.. 2026. 3. 5.
사회계약론과 영화 헝거게임, 설국열차(루소,로크,홉스) 몇 백 년 전 철학자들이 이미 오늘날 민주주의의 뼈대를 설계했다는 사실, 처음 알았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접하고 나서 《헝거게임》이나 《설국열차》 같은 영화를 다시 보니,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질문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습니다.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판엠의 캐피톨에도, 설국열차의 윌포드에게도,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루소의 일반의지, 헝거게임 속에서 찾다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일반의지(volonté générale)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일반의지란 단순한 다수결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공공선을 향한 집단적 의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계층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자유와 평.. 2026. 3. 5.
마이너리티 리포트로 보는 밀의 자유와 안전의 딜레마 (해악 원칙, 질적 공리주의, 예측 처벌) 솔직히 저는 예전에 밀의 자유론에 대해 공부했을 때 이해가 잘 안 갔습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뭘 해도 된다"는 말이 너무 당연해 보였거든요. 그리 최근 쇼핑 사이트 알고리즘이 제 구매 내역을 분석해서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정말 이걸 사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알고리즘이 저 대신 결정한 걸까? 편리함과 안전함 속에서 제 선택권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바로 이 불편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범죄를 미리 막을 수 있다면 그게 정의일까요, 아니면 자유의 침해일까요?밀의 해악 원칙이 던지는 질문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로 처벌할 수 있는가존 스튜어트 밀은 1859년 저서 『자유론.. 2026. 3. 4.
설국열차(Snowpiercer)로 보는 도덕철학 (공리주의, 의무론, 정언명령)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서 윌포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열차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전체 시스템을 위해 일부 하층민을 희생시키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제 아이들의 시험 성적표를 받아들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과정은 외면한 채 결과만 보고 실망했던 그 순간 말입니다.이렇게 공부해서는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좀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를 좀 잘했으면 했습니다. 그것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죠.공리주의와 행복의 계산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의 공리주의(Utilitarianism)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도덕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여기서 공리주의란 행위의 옳고 그름을 결과로 판단하되, .. 2026. 3. 4.
칸트의 정언명령과 영화 《다크 나이트》 "선한 거짓말은 정말 허용될 수 있을까?"“결과가 좋다면 과정은 정말 괜찮은 것인가?”이 질문은 단순히 도덕 교과서나 철학 시험 문제에서만 등장하는 공허한 문구가 아닙니다. 회사에서의 실적 보고, 복잡한 인간관계의 갈등, 그리고 중대한 정치적 판단 앞에서 우리는 늘 이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현대 사회는 효율과 성과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큰 문제 없이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은 매우 현실적이고 유연한 태도처럼 보입니다. 이 질문은 정의를 바라보는 다양한 철학적 관점으로 이어집니다.👉 공정한 사회 구조를 중심으로 정의를 설명한 롤스의 관점은 [인타임 × 롤스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난해하면서도 존경받는 인물인 임마누엘 칸트(Im.. 2026. 3. 3.
스피노자 결정론과 영화 Arrival (필연성, 자유, 범신론) 저도 처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접했을 때는 그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직접 읽고 나서, 제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 문장 안에는 단순한 성실함이 아니라, 세계의 필연적 질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화 《Arrival》은 바로 이 지점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입니다. 외계 언어를 통해 시간의 구조가 바뀌는 SF 설정은 겉모습일 뿐, 그 안에는 필연성과 자유라는 고전 철학의 핵심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스피노자의 범신론과 필연성의 질서스피노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범신론(Pantheism)을.. 2026. 3. 3.
데카르트 꿈 논증과 인셉션 (방법적 회의, 현실 구분, 사유의 힘) 솔직히 저는 예전에 자녀들을 데카르트 수학학원에 보내면서도 데카르트가 누구인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단지 수학을 잘 가르치는 곳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Inception》을 보고 나서야 데카르트의 철학이 얼마나 현대적이고 실용적인지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 경험하고 있는 것이 과연 진짜일까요? 이 질문은 17세기 철학자의 사변이 아니라 알고리즘과 딥페이크가 넘쳐나는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방법적 회의: 감각을 의심하는 철학적 도구René Descartes는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가 제시한 방법적 회의(methodical doubt)는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일단 의심하는 사유 방식입니다(출처: 한국철학회). 여기서 방.. 2026. 3. 2.
칼뱅의 직업소명설과 영화 《The Mission》 (예정론, 자본주의, 영화 미션) 솔직히 기독교 사상가라고 하면 웬지 경건하고 따분한 이야기만 가득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칼뱅의 직업소명설을 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종교적인 교리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원리였습니다. 유명 대학을 나와 의사가 되어야만 인정받는 게 아니라, 배관공이든 청소부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소명이라는 칼뱅의 주장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는 이 사상이 오늘날 우리가 일을 대하는 태도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직접 경험하면서 깨달았습니다.칼뱅의 예정론과 직업소명설이 바꾼 일의 의미칼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바로 예정론(predestination)입니다. 여기서 예정론이란 .. 2026. 3. 2.
루터의 종교개혁과 영화 루터(양심의 자유, 권위 재정의, 내면 각성)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라면 무조건 옳을까요? 저는 예전에 지인에게 이런 얘길 들은 경험이 있습니다. 유명하다는 투자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의 직함이나 경력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제시하는 근거와 논리를 따져봐야 한다는 걸요. 16세기 유럽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틴 루터(Martin Luther)입니다.면죄부 판매와 교회의 타락중세 유럽은 교황청의 권위가 절대적이던 시대였습니다. 교황의 말은 곧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개인의 판단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6세기 초, 교회는 면죄부(indulgence)라는 것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면죄부란 죄를 용서받는 대가로 교회에 돈을 내면 .. 2026. 3. 1.
A Hidden Life로 보는 자연법과 양심 (토마스 아퀴나스, 이성과 신앙, 도덕적 판단)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의 한 농부는 히틀러에 대한 충성 서약을 거부했다가 처형당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프란츠 예거슈테터. 테렌스 말릭 감독의 영화 'A Hidden Life'는 이 실화를 다룹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법이 명백히 잘못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행동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사실 13세기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평생 탐구했던 핵심 주제이기도 합니다.자연법 - 이성으로 파악하는 도덕의 질서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중세 스콜라 철학을 집대성한 인물로, 그의 저서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은 오늘날까지도 가톨릭 신학의 근간을 이룹니다(출처: 가톨릭 백과사전).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일원론적.. 2026. 3. 1.
아우구스티누스 철학과 The Tree of Life (은총, 자유의지, 자식 교육 통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등장하는 "주님, 당신 안에서 쉬기까지 우리 마음은 불안합니다"라는 문장은 1600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인의 마음을 꿰뚫습니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며 이 문장의 의미를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성공한 것 같은데도 공허하고, 열심히 살았는데도 불안한 이유가 무엇일까요.은총과 자유의지: 통제에서 신뢰로아우구스티누스는 4세기 교부철학(Patristic Philosophy)을 대표하는 신학자이자 철학자입니다. 여기서 교부철학이란 초기 기독교 사상가들이 그리스 철학, 특히 플라톤 철학을 바탕으로 기독교 교리를 체계화한 철학 사조를 의미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하다 문득 신의 음성을 듣고 회심하여 중세 1000년을 지배할 신중심 사상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출처: 스탠포드 .. 2026.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