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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idden Life로 보는 자연법과 양심 (토마스 아퀴나스, 이성과 신앙, 도덕적 판단)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의 한 농부는 히틀러에 대한 충성 서약을 거부했다가 처형당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프란츠 예거슈테터. 테렌스 말릭 감독의 영화 'A Hidden Life'는 이 실화를 다룹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법이 명백히 잘못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행동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사실 13세기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평생 탐구했던 핵심 주제이기도 합니다.자연법 - 이성으로 파악하는 도덕의 질서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중세 스콜라 철학을 집대성한 인물로, 그의 저서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은 오늘날까지도 가톨릭 신학의 근간을 이룹니다(출처: 가톨릭 백과사전).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일원론적.. 2026. 3. 1.
아우구스티누스 철학과 The Tree of Life (은총, 자유의지, 자식 교육 통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등장하는 "주님, 당신 안에서 쉬기까지 우리 마음은 불안합니다"라는 문장은 1600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인의 마음을 꿰뚫습니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며 이 문장의 의미를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성공한 것 같은데도 공허하고, 열심히 살았는데도 불안한 이유가 무엇일까요.은총과 자유의지: 통제에서 신뢰로아우구스티누스는 4세기 교부철학(Patristic Philosophy)을 대표하는 신학자이자 철학자입니다. 여기서 교부철학이란 초기 기독교 사상가들이 그리스 철학, 특히 플라톤 철학을 바탕으로 기독교 교리를 체계화한 철학 사조를 의미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하다 문득 신의 음성을 듣고 회심하여 중세 1000년을 지배할 신중심 사상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출처: 스탠포드 .. 2026. 2. 28.
에피쿠로스 행복론과 어바웃 타임 (아타락시아, 평온, 욕망) 솔직히 저는 에피쿠로스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쾌락주의'라는 단어만 보고 방탕하게 살라는 철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의 철학을 제대로 들여다보니 정반대였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철학이더군요. 주식시장이 6000포인트를 넘어섰다는 플랭카드가 거리에 넘쳐나고, 전철에서는 모두가 휴대폰으로 시황을 들여다보는 지금, 저 역시 뒤처지는 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습니다.욕망이 멈추지 않는 시대, 에피쿠로스를 다시 보다헬레니즘 시대는 전쟁의 피로감 속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절 등장한 에피쿠로스 학파는 끝없는 전쟁과 혼란 속에서 평온을 찾는 방법을 제시했죠. 지금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 2026. 2. 28.
마션으로 보는 스토아 철학 (통제론, 감정관리, 실천) 화성에 홀로 남겨진 한 우주비행사가 감자를 재배하며 생존 확률을 높여가는 이야기. 영화 《The Martian》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한 SF 생존기가 아니라 고대 스토아 철학의 현대적 구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보여준 태도는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강조한 핵심 원리를 정확히 따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구분스토아 철학의 핵심 명제는 명확합니다. "우리에게 달린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라." 에픽테토스는 《엥케이리디온》에서 이를 스토아 사상의 출발점으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통제 가능한 것(ta eph'hemin)'이란 자신의 판단, 선택, 행동을 의미하며, 통제 불가능한 것은 외부 사건, 타인의 반응, 결과를 뜻합니다(출처: .. 2026. 2. 27.
위플래쉬로 본 아리스토텔레스 (덕의 습관, 중용, 현실 철학) 조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주인공은 왜 저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는 걸까?' 《위플래쉬》를 보고 난 뒤, 텅 빈 극장을 나서며 손바닥에 땀이 차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영화 속 앤드류가 드럼 스틱을 쥐고 피를 흘리면서도 연습을 멈추지 않던 장면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스쳤던 건 2400년 전 한 철학자의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반복하는 행동이 곧 우리 자신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가 바로 이 영화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었던 겁니다.반복이 만드는 성품,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Nicomachean Ethics)』에서 덕(arete)이란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습관의 산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arete란 고대 그.. 2026. 2. 27.
트루먼쇼로 보는 플라톤 (이데아, 동굴의 비유, 감시사회) 솔직히 저는 트루먼쇼를 처음 봤을 때 그저 재미있는 SF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플라톤의 철학을 공부하고 나서 다시 보니, 이 영화가 2,400년 전 철학자의 질문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계는 정말 진짜일까요? 24시간 생중계되는 트루먼의 삶과, 동굴 속 그림자만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닮아 있었습니다. 제가 중장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은 건, 우리 역시 누군가의 시선과 기준 속에서 '연출된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트루먼의 세계 - 완벽하지만 균열이 생긴 무대트루먼 버뱅크는 시헤이븐이라는 작은 해변 도시에서 평범한 삶을 영위합니다. 아름다운 집, 다정한 아내, 친절한 이웃들로 가득한 이 세계는 겉보기에 완벽.. 2026. 2. 26.
소크라테스와 매트릭스 (진실, 무지, 선택)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소크라테스를 배우면서 대부분 졸고 있었습니다. 철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렵고 지루한 이야기가 떠올랐거든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 매트릭스를 다시 봤을 때, 네오가 빨간 약을 선택하는 그 장면에서 묘한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2500년 전 아테네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던 소크라테스와 가상 현실 속에서 진실을 선택한 네오가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요. 테스형이라는 유행가 가사에까지 등장할 만큼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이, 사실은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는 절실한 질문이었던 겁니다.당신은 지금 진짜를 보고 있습니까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두 개의 약을 내밀 때, 저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파란 약을 먹으면 지금까지의 편.. 2026.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