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05 말없이 주는 사랑은 왜 가장 오래 기억될까? 영화 '집으로'로 보는 공자와 노자의 철학 할머니의 사랑이 진짜였다는 걸, 왜 우리는 항상 뒤늦게 깨닫는 걸까요. 지난 주말 수도권 외곽 학교 선생님들을 만났을 때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아이들 생활지도가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화 집으로 속 상우가 얼마나 운이 좋은 아이였는지를 새삼 실감했습니다.영화가 보여주는 효 사상과 현실의 거리영화 집으로에서 말 못 하는 할머니는 손자 상우를 한 번도 다그치지 않습니다. 혼내거나 설교하는 대신 묵묵히 밥을 짓고, 손자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떼를 써도 그저 기다려 줍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장면이 공자가 말한 인(仁)의 구체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仁)이란 인간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어짊과 사랑의 덕목을 뜻하는 말로, 공자 철학의 가장 중심에 있는 개념입.. 2026. 5. 11. 영화 미나리로 보는 맹자의 철학 (가족은 왜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가) 솔직히 저는 주민등록초본을 떼기 전까지 제 삶이 그렇게 떠돌이였는지 몰랐습니다. 귀농귀촌 입주 서류를 준비하다 뽑은 초본에 거주이전 이력이 30건이 넘었습니다. 그 숫자를 보는 순간, 영화 미나리 속 제이콥 가족이 낯선 미국 땅에서 짐을 풀던 장면이 겹쳐 보였습니다. 맹자가 왜 가족 공동체를 인간 본성의 출발점으로 봤는지, 이 나이가 되어서야 조금 이해가 됩니다.성선설이 말하는 것은 단순한 선함이 아니다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은 "인간은 착하다"는 한 줄로 요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성선설이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도덕적 행위의 씨앗을 내면에 갖고 있다는 철학적 명제입니다. 단순히 착한 성격을 타고난다는 뜻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는 능력 자체가 인간에게 본래 내재되어 있다는 주장입니다.맹자.. 2026. 5. 10. 왜 완득이는 세상을 향해 화를 냈을까? 영화 완득이로 보는 공자와 맹자의 인간관계 철학 5월이 되면 TV와 휴대폰 화면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광고로 가득 찹니다. 저도 그 화면들을 보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 집도, 이웃집도, 귀농교육에서 만난 그 중국 분도, 다들 영화 속 완득이네 가족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고요.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 아래 완득이라는 영화가 새삼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성선설과 인(仁)으로 읽는 완득이의 분노완득이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그저 사춘기 반항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녀를 키우면서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읽혀야 하는 영화였습니다. 화를 내고 관계를 끊고 혼자 방 안에만 있는 아이의 모습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었거든요.공자 철학의 핵심 개념인 인(仁)은 보통 '착함' 정도로 번역되지만, 실제 의미는 그보다 훨씬 구체적.. 2026. 5. 9. 영화 국제시장으로 보는 공자의 유교철학 (중장년 재취업과 역할의 의미) 6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지금, 민간점검원 계약만료 통보를 받고 나서야 저는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직업이 단순한 수입원이 아니라 정체성 그 자체였다는 것을. 공자가 말한 역할 속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개념이 이렇게 피부로 와닿을 줄은 몰랐습니다.나이와 고용 장벽,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우리나라 55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은 2024년 기준 58.7%로 집계되었습니다(출처: 통계청). 전체 취업자 비중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실제 일자리의 질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제가 여성새일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직접 경험한 바로는, 사기업 채용 공고의 대부분이 "40대 이하 우대, 최대 50대 이하"라는 조건을 노골적으로 달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연령 차별(Age Discrimination)입니다.. 2026. 5. 8. 과거의 나에 붙잡혀 있는가? 영화 더 레슬러로 보는 니체의 자기 재창조 솔직히 저는 퇴직 직후 꽤 오랫동안 제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귀농귀촌 교육을 받으러 지방에 내려가서 강한 햇볕에 타들어 가는 와중에도, 도시에서 만난 지인이 "부장님"이라고 부르면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으니까요. 영화 더 레슬러의 주인공 랜디 램과 제가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과거의 직함과 현재의 일상 사이에서 정체성이 쪼개지는 그 불편한 감각, 이 글은 그 이야기입니다.정체성 고착화가 왜 위험한가영화 더 레슬러(The Wrestler, 2008)에서 주인공 랜디 램은 전성기가 지난 뒤에도 레슬링 링 위에서만 자신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의사에게 심장 수술을 권고받고도, 딸과의 관계를 회복할 기회가 생겨도, 그는 결국 링으로 돌아갑니다. 이 행동은 단순한 고집이 아닙니다. 심리.. 2026. 5. 7. 계약종료, 나는 누구인가? 영화 업 인 더 에어로 보는 실존주의와 정체성의 위기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저는 처음으로 공장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30년 넘게 일이 곧 저였습니다. 최근 단기 계약직 만료를 앞두고 문득 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일이 없어지면 나는 누구인가?" 영화 업 인 더 에어는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을 건네는 작품입니다.일이 곧 나였던 삶, 정체성 융합의 함정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계약 만료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엄습해왔는데, 처음에는 그게 단순히 경제적 불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일이 사라질 것 같다는 공포가 아니라, 제 자신이 사라질 것 같다는 공포였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직업 정체성 융합(Occupational Identity Fusion)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직업 정체성 융합이란, 개인의 자.. 2026. 5. 6. 중장년 재취업 불안, 우리는 왜 다시 시작이 두려운가 (영화 인턴 × 롤스 정의론) 며칠 전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민간점검원 계약 종료를 알리면서 다른 일자리를 원하면 고용센터를 이용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짧은 문자 한 줄이 꽤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 자격증도 있고 경력도 있는데, 막상 고용24를 열어보니 대부분의 공고에 나이 제한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게 제 개인의 문제인지, 아니면 구조의 문제인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나이 차별, 개인의 문제인가 고용 구조의 문제인가취업알선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제가 직접 경험한 일입니다. 구인 업체에서 담당자에게 전화로 "40대 이하, 잘 해야 50대 이하"를 대놓고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그냥 받아 적었지만, 속으로는 꽤 씁쓸했습니다. 나이가 자격 조건보다 먼저 걸러지는 구조를 눈앞에서 보고 .. 2026. 5. 5. 영화 인타임으로 쉽게 이해하는 롤스 정의론 (무지의 베일·차등의 원칙·재취업 현실) "경력은 참 좋으신데… 음." 면접관이 말을 흐리는 그 짧은 침묵, 혹시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퇴직 후 돋보기를 쓰고 밤새워 공부해서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재취업의 문이 활짝 열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말에 너무나도 감사히 여기며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다른 젊은 분과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저는 그저 그 분이 채용되도록 들러리를 선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 경험 이후, 영화 인타임과 존 롤스의 정의론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왜 우리에게 주어진 출발선은 이토록 뒤처져 있는 걸까요? 이 질문은 영화 에서도 등장합니다.👉 인간의 행복을 기준으로 정의를 설명하는 공리주의 관점이 궁금하다면 [설국열차 × 벤담 글 보기]무지의 베일 — 당신이 어.. 2026. 5. 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로 보는 완벽과 성장-칼 로저스가 말한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우리는 왜 완벽을 추구하는가완벽주의가 오히려 위험한 이유성장하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 평소에 저는 오랫동안 완벽한 선택을 하고 싶었습니다. 퇴직 후 귀농귀촌 교육을 받으러 지방에 내려오면서도,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도, 블로그 글을 쓰면서도 늘 "이게 맞는 길인가"를 되묻곤 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를 보고 나서야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완벽주의가 만들어내는 함정: 영화 속 미란다와 심리학의 경고영화 속 미란다는 패션 잡지계의 정점에 선 인물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 냉정한 판단,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 일반적으로 그런 인물은 '성공한 사람'의 표본으로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그런데 영화 중반, 미.. 2026. 5. 3. 라라랜드로 보는 선택과 자유-사르트르가 말한 인간의 책임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우리는 왜 선택이 어려운가자유와 책임의 관계후회 없이 선택하는 방법 선택이 어려운 게 정말 내 탓일까요? 아침마다 커피를 마실지 보이차를 마실지 고민하는 저도 그렇고, 60대를 지나면서 계속 일을 할지 쉬어갈지 갈림길에 서 있는 저도 그렇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선택의 무게는 나이가 들수록 가벼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묵직해지더군요. 라라랜드가 보여주는 것도 그 무게였습니다.선택은 얻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다영화 라라랜드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은 사랑과 꿈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로맨스로만 기억하시는데, 저는 처음 봤을 때부터 이건 선택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두 주인공이 특별히 나쁜 선택을 한 게 아닙니다. 각자 자신의 길을 선택했을 뿐인데.. 2026. 5. 2. 이터널 선샤인으로 보는 기억과 사랑-베르그송 철학으로 이해하는 인간의 시간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기억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우리는 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가인간의 시간은 왜 단순한 ‘흐름’이 아닌가 기억을 지우면 정말 편해질 수 있을까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합니다. 저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라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 한두 가지가 아닌 저로서는, 영화 속 설정이 그냥 판타지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기억은 왜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가영화 속 주인공들은 '라쿠나(Lacuna)'라는 회사에서 기억 삭제 시술을 받습니다. 여기서 라쿠나란 '공백' 또는 '결손'을 뜻하는 라틴어로, 기억에 구멍을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술이 끝난 뒤에도 두 주인공은 다시 만나 같은.. 2026. 5. 1. 브이 포 벤데타로 보는 갈퉁의 평화사상-폭력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갈퉁의 평화 이론 핵심보이지 않는 폭력의 구조왜 폭력은 반복되는가 폭력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면 우리는 거의 자동으로 '누군가 때렸다'는 장면을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평화학자 요한 갈퉁의 이론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폭력은 주먹이 오가는 순간이 아니라, 이미 훨씬 이전부터 쌓여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폭력의 배경: 갈퉁이 말한 세 가지 폭력 구조일반적으로 폭력이라고 하면 신체적 상해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갈퉁의 폭력 삼각형(Violence Triangle) 이론은 이 상식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여기서 폭력 삼각형이란 직접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 세 가지가 서로를 강화하며 순환한다는 개념입니다. 갈퉁은.. 2026. 4. 3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