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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와 니체 철학 (허무주의, 아모르파티, 초인사상)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가 전국을 휩쓸던 시절, 저는 그저 흥겨운 트로트 곡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조커》를 보고 난 뒤, 이 노래 제목이 품고 있던 철학적 무게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삶의 모든 고통까지 긍정하는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입니다. 영화 속 아서 플렉이 조커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우리 사회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을 괴물로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괴물은 태어나는가, 사회가 만드는가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서 괴물이란 단순히 악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상실하고 파괴적 본능에 지배당.. 2026. 3. 7.
First Reformed로 보는 키르케고르의 실존 회복 (신앞의 단독자, 불안, 도약) 솔직히 저는 제 SNS 프로필을 꾸미면서 제가 누구인지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러 오픈채팅방마다 다른 닉네임을 쓰고, 상황에 맞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면서도 그게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올린 글의 조회수가 나오지 않거나 반응이 없을 때 느껴지는 그 불안함은 대체 뭘까요? 키르케고르가 말한 '신 앞에 선 단독자(The Single Individual)'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제가 겪던 그 불안의 정체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군중 속에 숨어 살면서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실존적 불안의 진짜 의미키르케고르 철학에서 불안(Angst)은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여기서 불안이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느끼.. 2026. 3. 6.
인사이드 아웃으로 본 흄 철학 (감정, 도덕, 이성)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말, 정말 자주 하게 됩니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책상 앞에 앉기가 싫고,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죠. 저도 최근에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는데, 솔직히 논리적으로 따져서 내린 선택이라기보다는 그냥 쓰고 싶다는 감정이 먼저 이끌었습니다.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도덕감정론(Moral Sentimentalism)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여기서 도덕감정론이란 도덕적 판단과 실천이 이성적 계산이 아니라 공감, 연민 같은 감정에서 출발한다는 이론입니다. 디즈니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이 철학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여줍니다. 흄이 말하는 감정과 이성의 관계흄은 유명한 말.. 2026. 3. 6.
영화 기생충(Parasite)과 마르크스 (계급구조, 소외이론, 허위의식) 등교하면 늘 반공포스터를 그리고 새마을 노래를 불렀던 저는 대학에서 처음 마르크스를 접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접경지역에서 자란 탓에 공산주의는 그저 '적'일 뿐이었는데, 80년대 대학가에서 마주한 자본론의 내용은 제가 알던 세계와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을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18세기 마르크스가 고민했던 경제적 불평등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말이죠.반지하와 언덕 위, 공간으로 읽는 계급구조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간의 수직성이었습니다. 기택 가족이 사는 반지하 집은 창문 너머로 취객의 다리만 보이고, 박사장 가족이 사는 집은 언덕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말한 계급구조(class st.. 2026. 3. 5.
사회계약론과 영화 헝거게임, 설국열차(루소,로크,홉스) 몇 백 년 전 철학자들이 이미 오늘날 민주주의의 뼈대를 설계했다는 사실, 처음 알았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접하고 나서 《헝거게임》이나 《설국열차》 같은 영화를 다시 보니,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질문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습니다.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판엠의 캐피톨에도, 설국열차의 윌포드에게도,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루소의 일반의지, 헝거게임 속에서 찾다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일반의지(volonté générale)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일반의지란 단순한 다수결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공공선을 향한 집단적 의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계층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자유와 평.. 2026. 3. 5.
마이너리티 리포트로 보는 밀의 자유와 안전의 딜레마 (해악 원칙, 질적 공리주의, 예측 처벌) 솔직히 저는 예전에 밀의 자유론에 대해 공부했을 때 이해가 잘 안 갔습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뭘 해도 된다"는 말이 너무 당연해 보였거든요. 그리 최근 쇼핑 사이트 알고리즘이 제 구매 내역을 분석해서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정말 이걸 사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알고리즘이 저 대신 결정한 걸까? 편리함과 안전함 속에서 제 선택권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바로 이 불편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범죄를 미리 막을 수 있다면 그게 정의일까요, 아니면 자유의 침해일까요?밀의 해악 원칙이 던지는 질문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로 처벌할 수 있는가존 스튜어트 밀은 1859년 저서 『자유론.. 2026. 3. 4.
설국열차(Snowpiercer)로 보는 도덕철학 (공리주의, 의무론, 정언명령)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서 윌포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열차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전체 시스템을 위해 일부 하층민을 희생시키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제 아이들의 시험 성적표를 받아들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과정은 외면한 채 결과만 보고 실망했던 그 순간 말입니다.이렇게 공부해서는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좀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를 좀 잘했으면 했습니다. 그것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죠.공리주의와 행복의 계산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의 공리주의(Utilitarianism)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도덕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여기서 공리주의란 행위의 옳고 그름을 결과로 판단하되, .. 2026. 3. 4.
칸트의 정언명령과 영화 《다크 나이트》 "선한 거짓말은 정말 허용될 수 있을까?"“결과가 좋다면 과정은 정말 괜찮은 것인가?”이 질문은 단순히 도덕 교과서나 철학 시험 문제에서만 등장하는 공허한 문구가 아닙니다. 회사에서의 실적 보고, 복잡한 인간관계의 갈등, 그리고 중대한 정치적 판단 앞에서 우리는 늘 이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현대 사회는 효율과 성과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큰 문제 없이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은 매우 현실적이고 유연한 태도처럼 보입니다.그러나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난해하면서도 존경받는 인물인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이러한 우리의 안이한 생각에 제동을 겁니다. 그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윤리 영역에서 1등급을 가르는 가장 까다로운 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사상은.. 2026. 3. 3.
스피노자 결정론과 영화 Arrival (필연성, 자유, 범신론) 저도 처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접했을 때는 그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직접 읽고 나서, 제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 문장 안에는 단순한 성실함이 아니라, 세계의 필연적 질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화 《Arrival》은 바로 이 지점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입니다. 외계 언어를 통해 시간의 구조가 바뀌는 SF 설정은 겉모습일 뿐, 그 안에는 필연성과 자유라는 고전 철학의 핵심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스피노자의 범신론과 필연성의 질서스피노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범신론(Pantheism)을.. 2026. 3. 3.
데카르트 꿈 논증과 인셉션 (방법적 회의, 현실 구분, 사유의 힘) 솔직히 저는 예전에 자녀들을 데카르트 수학학원에 보내면서도 데카르트가 누구인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단지 수학을 잘 가르치는 곳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Inception》을 보고 나서야 데카르트의 철학이 얼마나 현대적이고 실용적인지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 경험하고 있는 것이 과연 진짜일까요? 이 질문은 17세기 철학자의 사변이 아니라 알고리즘과 딥페이크가 넘쳐나는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방법적 회의: 감각을 의심하는 철학적 도구René Descartes는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가 제시한 방법적 회의(methodical doubt)는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일단 의심하는 사유 방식입니다(출처: 한국철학회). 여기서 방.. 2026. 3. 2.
칼뱅의 직업소명설과 영화 《The Mission》 (예정론, 자본주의, 영화 미션) 솔직히 기독교 사상가라고 하면 웬지 경건하고 따분한 이야기만 가득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칼뱅의 직업소명설을 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종교적인 교리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원리였습니다. 유명 대학을 나와 의사가 되어야만 인정받는 게 아니라, 배관공이든 청소부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소명이라는 칼뱅의 주장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는 이 사상이 오늘날 우리가 일을 대하는 태도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직접 경험하면서 깨달았습니다.칼뱅의 예정론과 직업소명설이 바꾼 일의 의미칼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바로 예정론(predestination)입니다. 여기서 예정론이란 .. 2026. 3. 2.
루터의 종교개혁과 영화 루터(양심의 자유, 권위 재정의, 내면 각성)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라면 무조건 옳을까요? 저는 예전에 지인에게 이런 얘길 들은 경험이 있습니다. 유명하다는 투자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의 직함이나 경력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제시하는 근거와 논리를 따져봐야 한다는 걸요. 16세기 유럽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틴 루터(Martin Luther)입니다.면죄부 판매와 교회의 타락중세 유럽은 교황청의 권위가 절대적이던 시대였습니다. 교황의 말은 곧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개인의 판단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6세기 초, 교회는 면죄부(indulgence)라는 것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면죄부란 죄를 용서받는 대가로 교회에 돈을 내면 .. 2026.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