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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사상과 영화 인턴 (인(仁), 예(禮), 관계의 질서) 직장에서 저보다 열 살 넘게 어린 팀장에게 보고를 드릴 때마다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제가 기간제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상황이었는데,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영화 '인턴'의 70세 주인공 벤을 보면서, 그리고 공자의 사상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나이나 경력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진짜 어른을 만든다는 것을요.공자의 인(仁)과 예(禮), 단순한 도덕이 아닌 관계의 기술공자가 말한 인(仁)은 흔히 '사랑' 또는 '어짊'으로 번역됩니다. 여기서 인(仁)이란 타인을 향한 진심 어린 배려와 공감을 의미하며, 단순히 착한 마음씨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동적 자세를 뜻합니다. 공자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자기가 원하지 않는.. 2026. 3. 10.
존 듀이 교육철학과 Dead Poets Society( 경험중심,성장,현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실제 삶에서 쓸모없다고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시험을 위해 외운 공식과 단어들이 졸업 후에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경험 말입니다. 저도 학창시절 내내 이런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교육이 무엇인지, 학교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교육철학자 존 듀이는 이미 100년 전에 이 문제의 답을 제시했습니다.존 듀이가 말한 경험중심교육의 핵심존 듀이(John Dewey)는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을 강하게 비판했던 교육철학자입니다. 그는 "교육은 삶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그 자체가 삶"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여기서 경험중심교육(Experience-based Education)이란 학생이 직접 경험하고 탐구하.. 2026. 3. 9.
윌리엄 제임스와 영화 Life of Pi (실용주의, 진리, 현금가치) 솔직히 저는 '진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언제나 어딘가에 숨겨진 완벽한 정답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누군가 그것을 발견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윌리엄 제임스라는 철학자를 알게 된 후 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진리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 속에서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이 철학을 실용주의(Pragmatism)라고 부르는데,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사상적 뿌리이기도 합니다.윌리엄 제임스의 실용주의와 현금가치실용주의는 19세기 미국에서 탄생한 철학으로, 찰스 샌더스 퍼스(Charles Sanders Peirce)가 시작하고 윌리엄 제임스가 대중화시킨 사상입니다. 여기서 실용주의란 어떤 생각이나 이론의 가치를 그것이 현실.. 2026. 3. 9.
하이데거 철학과 인터스텔라 (현존재, 죽음, 관계) 솔직히 저도 매일 아침 출근길에 "나는 지금 내 삶을 사는 걸까, 아니면 그냥 사회가 정해준 루트를 따라가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월급 들어오면 공과금 내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자식 학원비 내면 통장은 텅 빕니다. 그러다 다음 월급날만 기다리는 삶. 이게 제 삶인지, 아니면 누군가 짜놓은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는 톱니바퀴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하이데거의 철학을 접하게 됐고, 영화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면서 "아, 이게 바로 현존재의 의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철학은 어렵고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하이데거 철학만큼 일상의 고민에 직접적인 답을 주는 사상도 드물었습니다.현존재와 세계내존재: 우리는 선택받지 못한 세계에 던.. 2026. 3. 8.
베이컨 철학과 매트릭스 (우상론, AI시대, 현실인식) 솔직히 저는 매트릭스를 처음 봤을 때 그저 멋진 액션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뒤 프랜시스 베이컨의 철학을 접하면서 이 영화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현실이 사실은 우리 편견의 산물일 수 있다는 것, 그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처럼 AI가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시대에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베이컨의 우상론, 편견의 네 가지 얼굴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귀납적 추론(inductive reasoning)을 통해 진리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귀납적 추론이란 구체적인 관찰과 경험으로부터 일반적인 원리를 도출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그가 제시한 '우상론(theory .. 2026. 3. 8.
사르트르와 블레이드 러너 2049 (실존주의, 선택, 자유)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기준이 뭘까요? 기억일까요, 감정일까요? 아니면 DNA일까요? 저는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처음 봤을 때 이 질문에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영화 속 레플리컨트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보였거든요. 그리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가 묻고 있는 건 '무엇이 인간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는 것을요.실존주의가 제시하는 인간의 정의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실존주의 철학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명제로 요약됩니다. 여기서 실존이란 인간이 먼저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본질이란 그 존재의 목적이나 정체성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본질을 갖고 있지 않으며 살아가면서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간다는 뜻입.. 2026. 3. 7.
영화 조커와 니체 철학 (허무주의, 아모르파티, 초인사상)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가 전국을 휩쓸던 시절, 저는 그저 흥겨운 트로트 곡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조커》를 보고 난 뒤, 이 노래 제목이 품고 있던 철학적 무게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삶의 모든 고통까지 긍정하는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입니다. 영화 속 아서 플렉이 조커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우리 사회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을 괴물로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괴물은 태어나는가, 사회가 만드는가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서 괴물이란 단순히 악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상실하고 파괴적 본능에 지배당.. 2026. 3. 7.
First Reformed로 보는 키르케고르의 실존 회복 (신앞의 단독자, 불안, 도약) 솔직히 저는 제 SNS 프로필을 꾸미면서 제가 누구인지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러 오픈채팅방마다 다른 닉네임을 쓰고, 상황에 맞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면서도 그게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올린 글의 조회수가 나오지 않거나 반응이 없을 때 느껴지는 그 불안함은 대체 뭘까요? 키르케고르가 말한 '신 앞에 선 단독자(The Single Individual)'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제가 겪던 그 불안의 정체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군중 속에 숨어 살면서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실존적 불안의 진짜 의미키르케고르 철학에서 불안(Angst)은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여기서 불안이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느끼.. 2026. 3. 6.
인사이드 아웃으로 본 흄 철학 (감정, 도덕, 이성)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말, 정말 자주 하게 됩니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책상 앞에 앉기가 싫고,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죠. 저도 최근에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는데, 솔직히 논리적으로 따져서 내린 선택이라기보다는 그냥 쓰고 싶다는 감정이 먼저 이끌었습니다.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도덕감정론(Moral Sentimentalism)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여기서 도덕감정론이란 도덕적 판단과 실천이 이성적 계산이 아니라 공감, 연민 같은 감정에서 출발한다는 이론입니다. 디즈니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이 철학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여줍니다. 흄이 말하는 감정과 이성의 관계흄은 유명한 말.. 2026. 3. 6.
영화 기생충(Parasite)과 마르크스 (계급구조, 소외이론, 허위의식) 등교하면 늘 반공포스터를 그리고 새마을 노래를 불렀던 저는 대학에서 처음 마르크스를 접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접경지역에서 자란 탓에 공산주의는 그저 '적'일 뿐이었는데, 80년대 대학가에서 마주한 자본론의 내용은 제가 알던 세계와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을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18세기 마르크스가 고민했던 경제적 불평등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말이죠.반지하와 언덕 위, 공간으로 읽는 계급구조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간의 수직성이었습니다. 기택 가족이 사는 반지하 집은 창문 너머로 취객의 다리만 보이고, 박사장 가족이 사는 집은 언덕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말한 계급구조(class st.. 2026. 3. 5.
사회계약론과 영화 헝거게임, 설국열차(루소,로크,홉스) 몇 백 년 전 철학자들이 이미 오늘날 민주주의의 뼈대를 설계했다는 사실, 처음 알았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접하고 나서 《헝거게임》이나 《설국열차》 같은 영화를 다시 보니,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질문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습니다.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판엠의 캐피톨에도, 설국열차의 윌포드에게도,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루소의 일반의지, 헝거게임 속에서 찾다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일반의지(volonté générale)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일반의지란 단순한 다수결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공공선을 향한 집단적 의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계층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자유와 평.. 2026. 3. 5.
마이너리티 리포트로 보는 밀의 자유와 안전의 딜레마 (해악 원칙, 질적 공리주의, 예측 처벌) 솔직히 저는 예전에 밀의 자유론에 대해 공부했을 때 이해가 잘 안 갔습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뭘 해도 된다"는 말이 너무 당연해 보였거든요. 그리 최근 쇼핑 사이트 알고리즘이 제 구매 내역을 분석해서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정말 이걸 사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알고리즘이 저 대신 결정한 걸까? 편리함과 안전함 속에서 제 선택권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바로 이 불편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범죄를 미리 막을 수 있다면 그게 정의일까요, 아니면 자유의 침해일까요?밀의 해악 원칙이 던지는 질문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로 처벌할 수 있는가존 스튜어트 밀은 1859년 저서 『자유론.. 2026.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