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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3

야스퍼스가 경고한 기술의 광기 그리고 "오펜하이머"의 고뇌와 기술 윤리 아침 출근길, 멀리서 들려오는 소방차의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에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집어 듭니다. '혹시 깜빡하고 끄지 않은 전기장판 때문은 아닐까?' 하는 서늘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던 고마운 기술이 한순간에 나의 모든 것을 앗아갈 화마로 돌변할 수 있다는 이 아이러니는, 현대 기술 문명 속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민낯일지도 모릅니다.실존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는 기술을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닌, 인간의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공허한 힘'이라 정의했습니다. 하지만 민간점검원으로서 산업단지의 거대한 설비들 앞에 서면, 야스퍼스의 말처럼 기술이 과연 수단에 머물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측정기에 찍히는 숫자 하나가 누군가의 생계를 흔들 때, 우리는 기술을 .. 2026. 4. 11.
"30년의 관성을 깨고 텃밭에 서다: <82년생 김지영>과 보부아르의 실존주의"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는 직장인과 주부라는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퇴직 후 비로소 "나만의 삶"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귀농 교육을 받고 텃밭에 섰을 때, 제가 마주한 것은 낭만적인 전원교향곡이 아니라 흙투성이가 된 채 굳어버린 근육과 현실의 벽이었습니다. 제 손으로 텃밭을 일구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는 걸 깨달았습니다.누군가의 아내나 엄마, 직원이 아닌 오직 '나'로서 존재하려 했던 첫 시도가 이토록 버거울 줄은 몰랐습니다.막상 독립적인 삶을 시도하니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그 막막한 텃밭에서 문득 영화 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논란의 중심이었지만, 제게는 절반은 과거의 제 모습이었고 절반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처럼 다가왔습니다. 사회가 규정한 '.. 2026. 4. 4.
하이데거 철학과 인터스텔라 (현존재, 죽음, 관계) 솔직히 저도 매일 아침 출근길에 "나는 지금 내 삶을 사는 걸까, 아니면 그냥 사회가 정해준 루트를 따라가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월급 들어오면 공과금 내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자식 학원비 내면 통장은 텅 빕니다. 그러다 다음 월급날만 기다리는 삶. 이게 제 삶인지, 아니면 누군가 짜놓은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는 톱니바퀴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하이데거의 철학을 접하게 됐고, 영화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면서 "아, 이게 바로 현존재의 의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철학은 어렵고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하이데거 철학만큼 일상의 고민에 직접적인 답을 주는 사상도 드물었습니다.현존재와 세계내존재: 우리는 선택받지 못한 세계에 .. 2026.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