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독립4 내가 정착할 곳과 아들이 선택할 길 《죽은 시인의 사회》 × 에리히 프롬 솔직히 말하면, 저는 오늘 워크숍에서 꽤 많이 흔들렸습니다. 농촌에 정착하겠다고 준비하면서도 막상 오래 살아온 사람들 사이에 앉으니 제가 얼마나 겉돌고 있는지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진짜 농촌에 정착할 거야?"라고 물었는데, 그 한 마디가 오히려 제 질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아들도, 결국 같은 자리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워크숍이 드러낸 것, 정착의 민낯제가 참석한 자리는 도농순환 주민공모사업 워크숍이었습니다. 도농순환이란 도시와 농촌 사이를 오가며 자원과 사람이 상호 교류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단순히 농촌에 집을 얻는 것과는 다릅니다. 지역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구상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지인의 요청으로 참석했는데, 솔직히 처음.. 2026. 8. 28. 오늘은 아들에게 전화하지 않았습니다 《패터슨》과 장자가 말하는 나의 하루 솔직히 저는 그날 오후까지도 전화할 생각이었습니다. 습관이 그랬으니까요. 퇴근 시간 즈음이면 자연스럽게 아들 생각이 났고, "오늘 저녁은 뭐 먹었니?"가 하루의 마침표처럼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직을 하고 나서 그 습관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하루가 없어진 자리에 아들의 하루가 들어와 있었던 겁니다.실직 후 생긴 이상한 습관, 분리불안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직장을 잃고 나서 시간이 많아졌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더 바빠졌습니다. 일이 없으니 당연히 한가할 것 같은데, 오히려 아들에 대한 생각이 하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밥은 먹었는지, 퇴근은 했는지, PC방에 간 건 아닌지.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라고 부릅니다. 분리불안이란 애.. 2026. 8. 27. 부모는 언제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영화 《굿 윌 헌팅》으로 보는 마르틴 부버의 '나-너(I-Thou)' 철학 1997년 개봉한 영화 《굿 윌 헌팅》은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상대를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까?" 저는 요즘 이 질문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97년생 아들이 귀농 준비 중인 제 곁으로 불쑥 찾아와 작은 직장에 취업하고, 독립까지 한 뒤로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굿 윌 헌팅》이 보여주는 나-너 관계의 힘일반적으로 사람은 사랑받으면 성장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그 '사랑'의 방식이 핵심이지, 사랑의 양이 핵심이 아닙니다. 영화 속 윌도 사랑이 부족해서 망가진 게 아니었습니다. 그를 바꾸려 들거나, 재능을 도구로 쓰려는 시선들 속에서 스스로를 닫아버린 것이었습니다.상담사 숀이 윌과 나누는 관계는 철학자 마르틴 부버(.. 2026. 7. 12. 자녀를 떠나보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영화 《어바웃 타임》으로 보는 공자의 가족 철학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 영화가 아니라 가족과 사랑,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공자의 가족 철학은 사랑을 소유가 아니라 책임과 성장을 돕는 관계로 이해한다.자녀의 독립은 부모와의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다.부모에게도 자녀의 독립은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소중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식탁에 빈자리가 생긴 날, 저는 한참 그 자리를 바라봤습니다. 분명 바라던 일이었는데 기쁨보다 허전함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설명할 말을 찾다가 《어바웃 타임》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영화는 묻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곁에 두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보내는 것일까요. 공자의 가족 철학과 함께 이 질문을 천천히 따라가 봤습니다.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어바웃 .. 2026. 6.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