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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필로소피4

백만 달러가 거짓이어도 그 길은 진짜였다 《네브래스카》와 보부아르의 노년, 공자의 가족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있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교육 이틀이 끝난 다음 날이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상하게 텅 빈 느낌이 들었습니다. 블로그 조회수는 0이었고, 캘린더에는 그 하루만 유일하게 공백이었습니다. 억지로 귀농인의 집 방문을 일정에 집어넣고 길을 나섰는데, 마을에 들어서고 나니 2년 전 체험마을 운영자님과 사무장님께 추석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트에서 작은 선물을 샀고, 얼떨결에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배추밭에 물을 주고 늙은 호박을 정리하다 보니 가로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하루가 어느새 가득 차 있었습니다.그 날 저녁, 저는 《네브래스카》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길을 나선 노인의 이야기가,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았던 제 하.. 2026. 9. 23.
아들이 음식을 거절했는데도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가족》 × 퇴계 이황 가족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피에서 올까요, 아니면 함께 밥을 먹은 시간에서 올까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 앞에서 꽤 오래 멈췄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아들이 제가 만든 단호박 수프를 단칼에 거절했을 때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게 오히려 이상했습니다.사랑은 동사인가, 명사인가가족을 혈연으로 정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법과 제도도 그렇게 규정합니다. 그런데 철학은 늘 조금 더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사랑이란 감정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사랑은 그냥 느끼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고 선택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가족》의 인물들은 이 말을 몸으로 살아냅니다. 피 한 방.. 2026. 9. 10.
할 일이 없어진 날, 다시 찾아간 곳에서 사람을 만났습니다 《리틀 포레스트》 × 장자 × 마르틴 부버 할 일이 없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으십니까. 바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그 순간이 더 낯설고 불안합니다. 저는 어느 아침, 비가 쏟아지는 창밖을 바라보며 그 질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텃밭에도 갈 수 없고, 특별히 해야 할 일도 떠오르지 않는 날. 귀농은 어렵고 귀촌여건도 안되고 직업을 갖기도 불가능한 지금, 정체성의 혼란 중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다시 떠올린 건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묻는 핵심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속도로 살고 있습니까?"혜원의 귀향이 도망이 아닌 이유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질문들이 오늘의 주제입니다.주인공 혜원은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처음 그 장.. 2026. 8. 22.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영화 《Into the Wild》로 보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자연 철학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Into the Wild》는 귀농과 자립, 자유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영화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연 속에서 단순하게 살아갈 때 인간은 본래의 자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귀농은 단순히 시골로 이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주인이 되는 선택이다.진정한 자유는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데서 시작된다.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한 장면에서 멈췄습니다. 크리스토퍼가 자신의 통장 잔고 전부를 기부하고, 자동차에 불을 지르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화염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홀가분해 보였거든요. 그 순간 제가 느낀 건 부러움이었는지, 두려움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귀농귀촌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제 처지에서 다시 꺼내 보니, .. 2026.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