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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5

환경을 지키는 것은 인간만을 위한 일일까 《월-E》로 읽는 아르네 네스의 심층생태학 마트 장바구니에 담긴 일회용 용기를 꺼내다가 문득 멈췄습니다. 오늘만 몇 개째인지 세어보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월-E》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쓰레기 더미 위에 홀로 남겨진 작은 로봇이, 아무도 보지 않는 지구에서 묵묵히 쓰레기를 압축하는 장면. 그 모습이 왜인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어왔지만, 정작 '왜'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을 위해서? 미래 세대를 위해서? 그 대답 너머에 아르네 네스(Arne Næss)라는 철학자가 있었습니다.화분 하나를 조심스럽게 들고 가는 로봇의 손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영화 초반, 월-E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 홀로 일합니다. 감독 앤드루 스탠턴은 대사 없이 오직 화.. 2026. 8. 7.
우리는 왜 진실을 보면서도 외면하는가 《돈 룩 업》 × 하이데거 두 과학자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허둥지둥 설명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혜성이 온다고, 몇 달 안에 지구와 충돌한다고, 확률이 아니라 확정이라고. 그런데 대통령은 선거 일정을 꺼내 듭니다. 저는 그 장면에서 멈췄습니다. 웃겨야 하는데 웃기지 않았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뉴스 속에서, 혹은 제 일상에서.이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우리는 왜 진실을 보면서도 외면하는가영화 《돈 룩 업》은 2021년 애덤 맥케이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혜성 충돌이라는 설정은 사실 기후위기의 메타포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기후위기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걸까, 라는 질문입니다.솔직히 처음.. 2026. 8. 6.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투모로우》로 읽는 한스 요나스의 '책임의 원리' "우리가 경고했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았을 뿐이죠."영화 속 잭 홀 박사가 이 말을 내뱉는 순간, 저는 스크린을 보면서 묘한 감각이 들었습니다. 무서움도 분노도 아닌,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뉴스에서 본 적 있는 표정, 회의실에서 들어본 적 있는 침묵 같은 것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만든 재난 블록버스터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한스 요나스(Hans Jonas)의 책임의 원리와 함께 읽으면, 화면 속 폭풍보다 훨씬 무거운 무언가가 남습니다. 경고는 있었다, 듣는 귀가 없었을 뿐 영화에서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해일도 빙하도 아닙니다. 잭 홀 박사가 정치인들 앞에서 기후 붕괴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 2026. 8. 5.
폭풍은 인간을 벌하는가? 《퍼펙트 스톰》으로 읽는 노자의 자연철학 폭풍은 정말 인간을 벌한 걸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우리가 스스로 그 자리에 걸어 들어간 건 아닐까요?계약 만료 이후 실업 상태로 맞이한 이번 여름은 유독 길게 느껴집니다. 밖에 나가기엔 너무 덥고, 카페에 앉아 있자니 통장이 걱정되고. 에어컨도 마음껏 못 트는 분들이 뉴스에 나올 때면, 기후 위기란 단어가 갑자기 아주 가깝게 다가옵니다. 그 무더운 오후에 저는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다시 꺼내 틀었습니다. 바로 2000년에 개봉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퍼펙트 스톰(The Perfect Storm)》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폭풍이 온 게 아니라, 우리가 폭풍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글로스터 항구의 어선 안드레아 게일이 더 많은 어획.. 2026. 8. 4.
박지원 이용후생과 영화 리틀포레스트 (스마트팜, 법고창신, 청년농업) 얼마 전 민간점검원으로 순찰을 돌다가 우연히 청년임대형 스마트팜을 발견했습니다. 호기심에 안으로 들어가 청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들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온 이유가 단순히 귀농이 아니라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워 자립하기 위해서라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문득 조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이 청나라에서 수레와 벽돌을 보며 느꼈을 감동이 이해가 되더군요.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박지원의 이용후생 사상과 영화 가 말하는 '진짜 갓생'이 결국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박지원의 이용후생, 청년 스마트팜에서 만나다박지원은 18세기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로, 실학의 대표적인 철학은 실사구시입니다. 그의 핵심 사상은 실사구시에서 더 나아가 '이용후생(利用厚生)'입니다. 여기서.. 2026.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