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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6

가족이라고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할까 《우리집》과 부버·레비나스·공자의 관계 철학 며느리의 첫 생일을 보내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저는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질 않았습니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과일도 함께 먹었습니다. 남편도 있었고, 웃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내내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나는 며느리에게 어디까지 다가가야 하는 걸까. 가족이 됐다는 건, 서로의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일까요.그 질문을 붙들고 있다가,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집》(2019)이 떠올랐습니다.아이들은 어른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영화는 따뜻하다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유미와 유진 자매는 결국 이사를 갑니다. 하나의 부모는 여전히 다툽니다. 아이들이 온 힘을 다해 '우리집'을 지키려 했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그 노력.. 2026. 10. 6.
가족도 결국 서로 다른 한 사람을 만나는 관계다《우리들》 × 마르틴 부버 저는 오랫동안 가족이란 주말에는 함께 있어야 완성되는 존재라고 믿었습니다. 주말에 남편이 자전거를 타러 나가면 왠지 섭섭했고, 아들이 혼자 게임을 하고 있으면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영화 한 편이 그 생각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은 초등학생들의 이야기인데, 보고 나서 제 머릿속에 남은 건 아이들이 아니라 저 자신이었습니다.피구 게임과 가족 안에서 '역할'로 존재하는 것《우리들》에는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체육 시간, 피구 팀을 나누기 위해 아이들이 하나씩 선택받는 장면입니다. 주인공 선은 마지막까지 지목되지 못하다가 어쩔 수 없이 팀에 끼게 됩니다. 팀 안에서도 선은 눈치를 살피며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밟지도 않은 선을 밟았다는 이유로.. 2026. 8. 30.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아들은 게임을 하고, 나는 캠핑을 갔습니다 《김씨 표류기》 × 장자 이번 주말, 저는 계곡 캠핑장에 있었고 아들은 PC방에 있었고 남편은 자전거 도로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한 가족이 같은 날 전혀 다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 셈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이 상황 자체를 못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가족이 함께해야 가족답다는 생각, 그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주말이었습니다.소요유(逍遙遊)가 말하는 것: 각자의 리듬을 인정하는 법장자 철학에서 소요유(逍遙遊)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소요유란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본성에 맞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억지로 같은 모양에 끼워 맞추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 장자 사상의 핵심입니다.저는 꽤 오래 이 고통 속에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아들과 .. 2026. 8. 29.
가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나를 희생해야 할까《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에리히 프롬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이, 나를 지워가는 것과 같은 말일까요? 광복절 연휴에 남편과 시어머니 댁에 다녀오는 길에 저는 이 질문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어두워질 때까지 밭에서 비료를 뿌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잡초를 뽑으러 나갔지만 하필 비가 내렸습니다. 결국 시어머니의 표정은 끝내 풀리지 않은 것 같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는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떠올렸습니다. 민규동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었습니다.어머니의 손이 멈추는 장면에서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영화 속 어머니는 쉬지 않습니다. 밥을 하고, 빨래를 걷고, 남편의 잔소리를 흘려듣고, 자녀들의 일에 마음을 쓰면서 하루를 마칩니다. 카메라는 그 반복되는 손을 자주 보여줍니다. 아무 설명 없이,.. 2026. 8. 16.
인간은 원래 선한 존재일까?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보는 맹자의 성선설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그것만이 내 세상》은 가족의 화해와 성장을 통해 인간의 선한 본성을 보여 주는 영화이다.맹자의 성선설은 인간은 누구나 선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설명한다.측은지심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마음이며, 인간다움의 출발점이다.가족은 서로를 변화시키고 함께 성장하게 만드는 가장 가까운 공동체이다. 가족인데 남처럼 지낸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시나요. 저는 그 감각을 꽤 오랫동안 마음 한켠에 안고 살았습니다. 큰아이가 유학을 떠난 뒤 작은아이와의 시간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고, 그 어긋남이 몇 년째 쌓이다 보니 같은 집 안에 있어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본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가족관계가 멀어졌다고 느낄 때, 무엇이 .. 2026. 6. 30.
왜 완득이는 세상을 향해 화를 냈을까? 영화 완득이로 보는 공자와 맹자의 인간관계 철학 5월이 되면 TV와 휴대폰 화면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광고로 가득 찹니다. 저도 그 화면들을 보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 집도, 이웃집도, 귀농교육에서 만난 그 중국 분도, 다들 영화 속 완득이네 가족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고요.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 아래 완득이라는 영화가 새삼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성선설과 인(仁)으로 읽는 완득이의 분노완득이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그저 사춘기 반항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녀를 키우면서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읽혀야 하는 영화였습니다. 화를 내고 관계를 끊고 혼자 방 안에만 있는 아이의 모습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었거든요.공자 철학의 핵심 개념인 인(仁)은 보통 '착함' 정도로 번역되지만, 실제 의미는 그보다 훨씬 구체적.. 2026.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