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2 오늘은 아들에게 전화하지 않았습니다 《패터슨》과 장자가 말하는 나의 하루 솔직히 저는 그날 오후까지도 전화할 생각이었습니다. 습관이 그랬으니까요. 퇴근 시간 즈음이면 자연스럽게 아들 생각이 났고, "오늘 저녁은 뭐 먹었니?"가 하루의 마침표처럼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직을 하고 나서 그 습관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하루가 없어진 자리에 아들의 하루가 들어와 있었던 겁니다.실직 후 생긴 이상한 습관, 분리불안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직장을 잃고 나서 시간이 많아졌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더 바빠졌습니다. 일이 없으니 당연히 한가할 것 같은데, 오히려 아들에 대한 생각이 하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밥은 먹었는지, 퇴근은 했는지, PC방에 간 건 아닌지.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라고 부릅니다. 분리불안이란 애.. 2026. 8. 27. "나의 갤러리는 왜 회색이 되었나 — 와일드와 패터슨이 건넨 색채의 위로" 퇴직 후의 삶은 분명 더 다채로운 빛깔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 휴대폰 갤러리를 가득 채운 것은 형형색색의 봄꽃도, 가족의 미소도 아닌 온통 무채색의 풍경들입니다. 민간점검원으로서 미세먼지와 비산먼지가 흩날리는 현장을 누비다 보니, 제 렌즈는 어느새 배출구 주변의 먼지 농도와 콘크리트 담벼락의 오염 흔적에만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3,000장이 넘는 '회색 기록'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쓸쓸해지곤 했습니다.그 한숨이 짙어질 무렵, 저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심미주의(Aestheticism)와 영화 을 만났습니다. 예술이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지루하고 척박한 현실 위에 덧씌우는 '화려한 장막'이어야 한다는 와일드의 선언은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2026.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