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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4

저 집과 땅이 내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 《리틀 포레스트》 × 장자 — 남의 좋은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서 혜원이 처음 고향 집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짐 가방 하나를 끌고, 아무 말 없이 부엌으로 가서 밥을 짓는 그 장면. 저는 처음 그 장면을 보면서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시험에 떨어지고, 연애도 꼬이고, 서울이 버거워진 사람이 결국 돌아온 자리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 영화가 귀농을 권유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 저만 그렇게 읽은 게 아닐 거라 믿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그 장면을 다시 생각해보려 합니다.밭을 갈면서 혜원이 찾은 것《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2018)에는 사건이 거의 없습니다. 혜원은 씨를 뿌리고, 풀을 뽑고, 음식을 만들고, 친구와 밥을 먹습니다. 봄이 오면 봄 음식을 만들고, 겨울이 오면.. 2026. 8. 18.
미나리는 왜 저절로 자랐을까? 《미나리》로 읽는 장자의 자연 철학 풀을 뽑으러 갔다가 철학을 만나고 왔습니다. 여름 한 철 비워둔 텃밭 앞에서, 저는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공들여 심은 씨앗들은 흔적도 없이 녹아내려 있었고, 아무도 돌보지 않은 잡초들은 제 키를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그날 문득, 《미나리》의 한 장면이 겹쳐 보였습니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데 혼자 무성하게 자라던 그 초록빛 생명이요. 비닐 안에서 죽어가는 것들에 대하여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한 장면을 떠올려보고 싶습니다. 영화 후반부, 순자 할머니가 물가에 심어놓은 미나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장면입니다. 비닐도 없고, 비료도 없습니다. 그저 습기가 있는 땅에 뿌리를 내렸을 뿐인데, 이 식물은 영화 안에서 가장 끝까지 살아남습니다.저는 그해 여름 귀농인의 집 텃밭에서 정반대의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2026. 7. 27.
인간은 왜 서로를 구분하기 시작했을까 《기생충》 × 장자(莊子)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영화 《기생충》이 보여주는 계급의 의미장자가 말한 차별과 구분의 허상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우리는 왜 사람보다 직함과 신분을 먼저 보게 되는가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처음 〈기생충〉을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웃어야 할 장면에서 웃었고, 긴장해야 할 장면에서 긴장했는데, 극장을 나오면서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찝찝하고, 뭔가 화가 나는 것 같은데, 그 대상이 영화 속 누구인지 정확히 짚을 수 없었습니다. 박 사장이 나쁜 사람인가? 기택이 잘못했나? 근세는? 문광은? 그 물음들이 뒤엉킨 채로 집까지 걸어왔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서 끝나지 않는 영화라는 게 있다면, 저에게는 이.. 2026. 6. 24.
장자 철학으로 본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멀티버스, 호접지몽, 자유) 평행 세계 속 '나'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요? 저는 퇴직 후 3년 차를 맞으며 이 질문을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30년 넘게 다닌 직장을 떠나며 "이제 자유다"라고 외쳤지만, 현실은 자녀 결혼 비용과 학원비를 마련하느라 정부 일자리와 직업상담사를 전전하는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와 장자 철학을 만났고, 저는 비로소 제가 살아온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헤매던 저에게, 장자는 "모든 길이 결국 하나의 흐름"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끊임없이 변하는 나, 멀티버스 속 자아저는 지금 제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공무원으로 30년을 근무한 사람인가요, 아니면 귀농을 꿈꾸며 체류형창업지원센터에서.. 2026.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