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2 모두가 힘든데도 우리는 왜 명절에 모이는가 《걸어도 걸어도》와 공자의 예, 그리고 돌봄윤리 밥상 위에 생선이 놓입니다. 어머니가 아침부터 손질한 것입니다. 가족들은 별말 없이 젓가락을 듭니다. 그런데 그 생선이 놓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이 들어갔는지,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2008)를 보다가 저는 이 장면에서 멈췄습니다. 영화 속 식탁이 이번 추석 명절 시댁 밥상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앉아 있고, 음식은 풍성하고, 그런데 어딘가 아무도 편하지 않은 그 공기.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먼저 영화를 감상하셔도 좋습니다.말하지 않은 것들이 식탁 위에 쌓인다영화는 딱 하루를 담습니다. 오래전 바다에서 세상을 떠난 장남 준페이의 기일, 남은 가족들이 부모 집에 모이는 하루입니다. 차남 료타는 재혼.. 2026. 9. 26. 순자의 철학과 영화 The Wolf of Wall Street (욕망, 성악설, 현대사회) 인간은 왜 멈출 줄 모르는 욕망에 사로잡힐까요? 돈을 벌면 더 큰 돈을, 성공하면 더 큰 성공을 원하는 이 끝없는 갈망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중국 고대 철학자 순자는 이미 2,000년 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이 한 문장은 요즘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 빚내서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다시 곱씹게 되는 말입니다.순자가 본 인간 본성, 정말 악할까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악'이란 통제되지 않은 이익 추구 본능을 의미합니다. 순자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이익을 좋아하고, 욕망을 따르며, 경쟁에서 이기려 한다고 봤습니다.이 관점은 맹자의 성선설과 완전히 대치됩니다. 성선설(性善說)이란 인간이 본래 착.. 2026. 3.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