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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의 철학과 영화 The Wolf of Wall Street (욕망, 성악설, 현대사회)

by cinema-1 2026. 3. 11.

인간은 왜 멈출 줄 모르는 욕망에 사로잡힐까요? 돈을 벌면 더 큰 돈을, 성공하면 더 큰 성공을 원하는 이 끝없는 갈망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중국 고대 철학자 순자는 이미 2,000년 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이 한 문장은 요즘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 빚내서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다시 곱씹게 되는 말입니다.

순자가 본 인간 본성, 정말 악할까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악'이란 통제되지 않은 이익 추구 본능을 의미합니다. 순자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이익을 좋아하고, 욕망을 따르며, 경쟁에서 이기려 한다고 봤습니다.

이 관점은 맹자의 성선설과 완전히 대치됩니다. 성선설(性善說)이란 인간이 본래 착한 본성을 타고났다는 이론입니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예전엔 많은 사람들이 이 성선설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얼마 전 지인이 투자 사기를 당했습니다. 고수익을 약속하며 접근한 사람은 처음엔 친절했지만, 결국 돈만 챙겨 사라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순자의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서로를 믿지 못할수록 인간의 이기적 본성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욕망을 다스리는 해법, 예(禮)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순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을까요? 그의 답은 '예(禮)'입니다. 예란 단순히 인사 잘하고 예절 바르게 구는 것이 아닙니다. 순자가 말한 예는 법과 제도, 사회 규범, 윤리와 교육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예는 자신의 분수를 지키는 것입니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계급 질서 속에서 예를 강조했습니다. 사농공상이란 선비, 농부, 장인, 상인을 신분 서열로 나눈 체계를 말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예는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인식하고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순자는 인간이 선해지는 이유를 타고난 본성이 아니라 훈련과 교육에서 찾았습니다. 욕망 자체를 부정하지 않되, 그것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 겁니다. 이 사상은 훗날 한비자의 법가 사상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됐습니다. 법가(法家)란 엄격한 법과 상벌을 통해 사회를 다스려야 한다는 사상으로, 중국 진나라의 통치 이념이 됐습니다(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제 생각엔 현대사회에서도 이 '예'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타인을 속여 재물을 편취하는 사기꾼들, 불특정 다수에게 횡포를 부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 부족한 건 바로 이 예입니다. 개인의 양심만으론 부족하고, 사회 전체가 명확한 규칙과 법을 세워야 합니다.

주식 광풍 속 욕망,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요즘 주식시장이 뜨겁습니다. 정부는 코스피 6000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듭니다. 심지어 대출받아서 주식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게 과연 건전한 욕망일까요, 아니면 타락의 시작일까요?

영화 The Wolf of Wall Street는 실존 인물 조던 벨포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그는 증권 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입니다. 하지만 그 성공은 점점 끝없는 욕망의 세계로 그를 끌어들입니다. 영화 속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 더 많은 돈을 원한다. 더 큰 쾌락을 추구한다. 더 강한 자극을 찾는다. 이것이 바로 욕망의 확장입니다.처음에는 작은 성공이었지만 욕망은 점점 더 큰 욕망을 낳습니다. 순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래 욕망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순자와 울프의 만남

 

솔직히 저도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돈을 벌고 싶은 욕망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순자도 욕망을 부정하지 않았으니까요. 문제는 그 욕망이 불법이나 비윤리를 동반할 때입니다. 주식 투자 자체는 불법도 아니고 예에 어긋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틈을 타서 벌어지는 일들이 문제입니다. 주요 사회 문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허위 정보로 주가를 조작하는 세력
  • 빚내서 투자했다가 파산하는 가정
  • 투자 수익률 격차로 심화되는 양극화

돈이 우상이 된 사회에서 사람답게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투자 실패로 벼락거지가 된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 주변에도 계좌를 열어놓고 매일 차트만 보는 친구가 있습니다.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수익이 나자 투자 금액을 늘렸고, 지금은 대출까지 받은 상태입니다.

순자라면 이런 상황에 뭐라 했을까요? 아마도 사회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을 겁니다. 개인의 욕망을 어디까지 규제해야 하는지, 어떤 선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투자를 장려하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과도한 빚투자를 막는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결국 순자의 철학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욕망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특성이지만, 그것을 조절하는 예가 없다면 개인도 사회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는 투자를 하든 사업을 하든, 자신의 분수와 한계를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욕망이 성장의 원동력이 될지, 타락의 시작점이 될지는 결국 우리가 어떤 예를 세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 https://kinoninetwob.tistory.com/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