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4 폭풍은 인간을 벌하는가? 《퍼펙트 스톰》으로 읽는 노자의 자연철학 폭풍은 정말 인간을 벌한 걸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우리가 스스로 그 자리에 걸어 들어간 건 아닐까요?계약 만료 이후 실업 상태로 맞이한 이번 여름은 유독 길게 느껴집니다. 밖에 나가기엔 너무 덥고, 카페에 앉아 있자니 통장이 걱정되고. 에어컨도 마음껏 못 트는 분들이 뉴스에 나올 때면, 기후 위기란 단어가 갑자기 아주 가깝게 다가옵니다. 그 무더운 오후에 저는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다시 꺼내 틀었습니다. 바로 2000년에 개봉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퍼펙트 스톰(The Perfect Storm)》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폭풍이 온 게 아니라, 우리가 폭풍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글로스터 항구의 어선 안드레아 게일이 더 많은 어획.. 2026. 8. 4. 영화 《마인드스케이프》와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적 불안: 불안은 자유의 징표 불안은 피해야 할 감정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까요?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을 자유의 가능성에서 비롯되는 필연적 감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도 첫째 아이의 결혼 소식을 들었던 날, 기쁨보다 막막함이 먼저였습니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실존적 불안 —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자유의 징표키에르케고르는 그의 저서 《불안의 개념》(1844)에서 실존적 불안(Existential Anxiety)이라는 개념을 처음 체계적으로 다뤘습니다. 여기서 실존적 불안이란 단순히 어떤 대상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 그 자체에서 생겨나는 어지러움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나는 이 길도 갈 수 있고 저 길도 갈 수 있다"는 바로 그 가능성이 불안의 뿌리라는 것입.. 2026. 7. 19.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로 보는 완벽과 성장-칼 로저스가 말한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우리는 왜 완벽을 추구하는가완벽주의가 오히려 위험한 이유성장하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 평소에 저는 오랫동안 완벽한 선택을 하고 싶었습니다. 퇴직 후 귀농귀촌 교육을 받으러 지방에 내려오면서도,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도, 블로그 글을 쓰면서도 늘 "이게 맞는 길인가"를 되묻곤 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를 보고 나서야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완벽주의가 만들어내는 함정: 영화 속 미란다와 심리학의 경고영화 속 미란다는 패션 잡지계의 정점에 선 인물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 냉정한 판단,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 일반적으로 그런 인물은 '성공한 사람'의 표본으로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그런데 영화 중반, 미.. 2026. 5. 3. 브이 포 벤데타로 보는 갈퉁의 평화사상-폭력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갈퉁의 평화 이론 핵심보이지 않는 폭력의 구조왜 폭력은 반복되는가 폭력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면 우리는 거의 자동으로 '누군가 때렸다'는 장면을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평화학자 요한 갈퉁의 이론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폭력은 주먹이 오가는 순간이 아니라, 이미 훨씬 이전부터 쌓여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폭력의 배경: 갈퉁이 말한 세 가지 폭력 구조일반적으로 폭력이라고 하면 신체적 상해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갈퉁의 폭력 삼각형(Violence Triangle) 이론은 이 상식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여기서 폭력 삼각형이란 직접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 세 가지가 서로를 강화하며 순환한다는 개념입니다. 갈퉁은.. 2026. 4.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