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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평범성2

왜 같은 산업재해는 반복되는가─ 《다음 소희》 × 한나 아렌트 사람이 죽는 일에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익숙해졌을까요. 컨베이어 벨트에 사람이 끼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저는 잠시 멈췄습니다. 충격 때문이 아니라,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그 무감각이 더 무서웠습니다. 영화 《다음 소희》는 바로 그 무감각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작품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과 불교의 연기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아무도 악인이 아닌데, 왜 한 사람은 무너졌을까영화 속 소희의 하루는 겉으로 보면 평범합니다. 출근하고, 실적을 채우려 애쓰고, 감정을 억누르며 전화를 받습니다. 소희를 망가뜨리는 사람은 따로 없습니다. 관리자는 그저 수치를 관리하고, 학교는 취업률을 신경 쓰고, 회사는 계약을 유지합니다. 각자 자기 역할.. 2026. 6. 9.
"착한 사람들이 모이면 왜 괴물이 될까?" : 영화 <미스트>와 니부어의 도덕적 인간, 비도덕적 사회 평소 다정하고 예의 바른 직장 동료가 업무 중 어느 순간 서늘할 정도로 권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직업상담사로 일하며 상담실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인사 담당자들에게서 이런 기묘한 이중성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화할 땐 누구보다 따뜻하고 상식적인 분들이, '조직의 논리'라는 방패 뒤에 서면 나이나 경력을 잣대로 냉정하게 사람을 거르는 '비정한 칼'이 되더군요.하지만 정작 저를 가장 괴롭게 했던 건 제 안의 모습이었습니다. 평소 온화하던 동료가 민원인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일 때, 저 역시 그 부당함을 알면서도 조직의 평화를 해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침묵하며 동조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비겁했던 제 뒷모습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처럼 공허했습니다. 왜 선량한 개인들.. 2026.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