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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윤리3

딸기 모종 하나를 양보하고 생각한 농부의 의미 《The Biggest Little Farm(위대한 작은 농장)》과 레오폴드의 대지윤리 딸기 모종 심기를 양보하면서 저는 멈췄습니다. 아주 작은 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작두콩 봉지를 식탁에 올려두고 생각했습니다. 농부는 도대체 무엇을 만드는 사람일까. 농산물이라고 대답하면 맞습니다. 그런데 뭔가 부족합니다. 그 질문을 붙잡고 《The Biggest Little Farm(위대한 작은 농장》을 다시 떠올렸습니다.황무지에서 시작된 질문, 농장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존 체스터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8년을 기록한 이 다큐멘터리는 2019년 미국에서 완성되었고, 한국에서는 2023년에 정식 개봉했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영화 초반, 체스터 부부가 캘리포니아 남부의 황폐한 농지에 처음 발을 디디는 장면이 있습니다. 카메라는 갈라진 흙을 천천히.. 2026. 9. 20.
폭염이 지나간 텃밭에서 기후위기를 만났습니다 《2040》 × 폴 W. 테일러 × 알도 레오폴드 우리는 자연을 소유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걸까요. 이 질문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겨온 건지도 모릅니다. 2019년 호주 감독 데이먼 가모가 만든 다큐멘터리 《2040》을 보고 나서, 저는 이 질문을 텃밭에 들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폭염과 폭우 사이에서 뜻밖의 답을 만났습니다.풀도 살고 싶었을 것이다 — 생명중심주의가 텃밭에서 말을 걸다솔직히 처음엔 그냥 짜증이 났습니다.폭염이 지나간 텃밭에 오랜만에 내려갔더니, 정성껏 키우던 작물들은 말라버린 채였고 그 자리에 잡초만 무릎 높이로 자라 있었습니다. 다시 씨앗을 심고, 친구에게 얻어온 배추 모종에 물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폭우가 쏟아졌고, 다시 찾아간 밭에서는 씨앗이 싹.. 2026. 9. 2.
"먼 나라의 전쟁과 우리 집 앞의 불길" :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레오폴드의 대지 윤리로 다시 쓰는 점검 일지" 예전의 저에게 환경이란 그저 막연한 배경에 불과했습니다. 미세먼지 민간점검원이라는 소명을 얻기 전까지, 발밑의 흙이나 굴러다니는 돌멩이는 그저 '말 없는 자연'일 뿐이었죠. 하지만 산업단지의 뿌연 하늘 아래 서서 차가운 대기질 측정기를 손에 쥐었을 때, 저는 비로소 대지가 우리에게 보내는 고통스러운 신호를 읽어내기 시작했습니다.영화 의 주인공 카렌은 광활한 아프리카의 땅을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저 역시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착각 속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학자 알도 레오폴드(Aldo Leopold)가 제시한 '대지 윤리(Land Ethics)'를 만난 후, 그 믿음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레오폴드는 인간이 대지의 정복자가 아니라 그저 공동체의 '평범한 구성원.. 2026.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