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2 사람이 사라진 마을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 《Ek Tha Gaon 엑 타 가온 》으로 바라본 지방소멸과 하이데거의 ‘거주’ "건축하는 것이 곧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하이데거가 남긴 이 말을 처음 읽었을 때는 솔직히 너무 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을 짓고 사는 것이 거주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그런데 평일 오후, 농촌 바자회가 끝난 뒤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다가 그 말이 갑자기 다르게 들렸습니다. 운동장은 있었습니다. 부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자마자 그 공간은 순식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건물은 남아 있는데 생활이 사라지는 풍경. 《Ek Tha Gaon》은 바로 그 풍경에 카메라를 들이댄 다큐멘터리입니다.이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보지 않으신 분들도 충분히 따라오실 수 있도록 장면을 최소한으로만 언급하겠습니다. 마을이 비어간다는 것, 그것은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 2026. 9. 12. 자연을 지키면서도 먹고살 수 있을까 《허니랜드》 × 한스 요나스 — 인간과 자연 사이의 책임 "반은 나를 위해, 반은 벌을 위해."이 짧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거창한 선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한 여자가 벌집 앞에서 중얼거리듯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이 유독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쩌면 제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는 것을 아주 단순하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배추 모종 하나가 품고 있던 질문실업급여 신청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여름, 저는 작은 텃밭에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친구 남편이 건네준 모종 몇 포기였습니다. 밭을 고르고 비닐을 씌우고 조심스럽게 심었는데, 며칠 만에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잎이 힘없이 늘어졌습니다.물을 주며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 TV를 켜니 아랫지방에 폭우가 계속된다는 뉴스가 흘러나왔습.. 2026.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