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4 취업박람회에서는 늦었다고 했지만, 배움에는 늦은 나이가 없었다 《오마주》와 아렌트·보부아르·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다시 시작하는 삶 어느 날 오전에는 새 기술을 배우며 설레고, 오후에는 취업박람회에서 조용히 낙담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몸으로 겪은 두 가지 감정이었습니다. 그 간극 속에서 신수원 감독의 영화 《오마주》가 불쑥 떠올랐습니다. 지완이라는 중년 여성 감독이 낡은 필름 앞에서 다시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처럼, 저도 그날 무언가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취업박람회와 영상 실습 사이에서, 하루에 두 개의 나를 만났습니다그날 아침은 지역 축제 현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자원봉사센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과정의 첫 실습이 있었습니다. 강사님이 알려준 대본을 들고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었는데, 막상 해보니 인터뷰 하나가 이렇게 어색할 줄 몰랐습니다. 결국 대본을 살짝 벗어나 제 방식대로 찍었고, 편집을 마치고 나서는 아쉬운 장면이 눈.. 2026. 10. 8. 이 나이에 무슨 꿈이냐고 묻는다면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와 보부아르가 말하는 새로운 가능성 "이 나이에 무슨 꿈이야."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이상하게도 반박할 말이 금방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억울하기도 한 그 기분.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를 보고 나서야 그 이상한 감각의 정체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스토리의 결말보다는 아다 해리스가 파리에서 마주한 장면들, 그 안에 숨어 있는 철학적 질문에 집중할 것입니다.아다가 드레스 앞에서 멈춘 이유1957년 런던, 가정부 아다 해리스는 고객의 옷장에서 크리스티앙 디올의 드레스를 발견합니다. 앤서니 페이비언 감독은 이 장면을 길게 끌지 않습니다. 아다의 손이 천천히 옷감에 닿고, 카메라는 그 손을 가만히 따라갑니다. 대사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침묵.. 2026. 9. 22. 우리는 왜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할까 — 영화 장수상회로 보는 하이데거 철학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왜 장수상회가 단순한 노년 로맨스 영화가 아닌지마르틴 하이데거의 “죽음을 향한 존재” 철학이 무엇인지인간은 왜 늙음과 죽음을 두려워하는지기억이 사라져도 사랑은 남을 수 있는지왜 인간은 끝까지 관계를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 한국은 2025년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입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지금은 시어머니와 함께 늙어가는 처지가 되고 보니 노년이라는 주제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하이데거가 말한 현존재, 그리고 늙음의 철학늙어간다는 것이 왜 이렇게 두렵게 느껴지는 걸까요? 단순히 몸이 쇠약해지는 것 때문.. 2026. 5. 13. 부모도 한때는 꿈 많던 청춘이었다 — 영화 수상한 그녀로 보는 공자와 베르그송 철학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 왜 수상한 그녀가 단순 코미디 영화가 아닌지공자의 인(仁)이 부모 세대 이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앙리 베르그송의 시간 철학이 영화 속 기억과 어떤 관계인지왜 우리는 부모를 ‘한 인간’으로 보기 어려운지세대 갈등 시대에 이 영화가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 비산먼지 현장을 돌아다니다 잠깐 차 안에서 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나는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어서 지리과를 가려 했던 사람인데, 지금 다니는 현장이 그 꿈의 모습인가 하고요. 영화 수상한 그녀를 다시 떠올린 건 그즈음이었습니다. 60대를 지나면서 부모 세대가 왜 그러셨는지, 그리고 저 자신이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가 조금씩 겹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낀세대가 짊어진 이중 부양 구조낀세대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2026. 5.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