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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너관계3

게임을 하는 아들과 영화를 보는 엄마, 그래도 우리는 함께 있었습니다 《미스 리틀 선샤인》 × 마르틴 부버 가족이란 서로를 가장 잘 안다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어쩌면 우리는 가족을 오래 알았다는 이유로, 정작 지금 이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늦게 알아채는 건 아닐까요. 저는 아들과 PC방에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화면을 들여다보던 어느 저녁에, 그 질문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붙잡았습니다.《미스 리틀 선샤인》(2006)은 조나단 데이톤과 발레리 페리스 감독이 만든 가족 로드무비입니다. 영화는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낡은 폭스바겐 승합차 한 대. 그 안에 탄 여섯 명은 각자의 실패와 고집과 침묵을 품고 달립니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지만, 같은 마음으로 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끝까지 함께 달립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같은 질문이.. 2026. 9. 1.
영화 《호프》 × 마르틴 부버: 서로 다른 삶을 인정하는 법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는 역설이 있습니다. 〈호프〉는 괴생명체와 인간의 싸움을 그린 장르영화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전혀 다른 질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서로를 모르면서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이, 그럼에도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습니다.호포항이라는 세계, 그 경계에서 벌어지는 일영화의 배경은 휴전선 인근 작은 항구 마을 호포항입니다. 비무장지대와 맞닿은 공간, 육지인지 바다인지 경계가 모호한 항구, 그리고 그곳에 내려온 존재들. 감독은 처음부터 이 영화를 '경계의 이야기'로 세팅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경찰 고범석은 황소 사체를 확인하러 나왔다가 마을 전체가 무너진 것을 목격합니다. 그가 가진 것은 산탄총 하나뿐이고, 지원은 오지 않습니다. 상부.. 2026. 7. 19.
부모는 언제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영화 《굿 윌 헌팅》으로 보는 마르틴 부버의 '나-너(I-Thou)' 철학 1997년 개봉한 영화 《굿 윌 헌팅》은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상대를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까?" 저는 요즘 이 질문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97년생 아들이 귀농 준비 중인 제 곁으로 불쑥 찾아와 작은 직장에 취업하고, 독립까지 한 뒤로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굿 윌 헌팅》이 보여주는 나-너 관계의 힘일반적으로 사람은 사랑받으면 성장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그 '사랑'의 방식이 핵심이지, 사랑의 양이 핵심이 아닙니다. 영화 속 윌도 사랑이 부족해서 망가진 게 아니었습니다. 그를 바꾸려 들거나, 재능을 도구로 쓰려는 시선들 속에서 스스로를 닫아버린 것이었습니다.상담사 숀이 윌과 나누는 관계는 철학자 마르틴 부버(.. 2026.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