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3 80대까지 일해야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할까 《인턴》이 말하는 퇴직 후 행복('왜 우리는 남과 비교하며 불안해할까' 김경일 교수의 강연) 어느 날 문득, 남의 SNS를 보다가 핸드폰을 내려놓은 적이 있습니다. 화면 속 누군가는 이미 새 직장을 잡았고, 또 누군가는 해외여행 중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건 부러움이라기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조급함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영화 《인턴(The Intern, 2015)》을 다시 꺼내 든 건 바로 그날 밤이었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려 합니다.누군가의 이력서에는 '70세, 인턴'이라고 적혀 있다영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잘 차려입은 노신사가 노트북 앞에 앉아 짧은 자기소개 영상을 녹화합니다. 이름은 벤 휘터커, 나이는 일흔. 그는 전화번호부 인쇄회사에서 40년을 일하고 은퇴했습니다. 아내도 세상을 떴고, 자녀들은 각자의 삶을 삽니다. 요.. 2026. 10. 3. 동창은 NASA에 갔다 왔고, 나는 실업 상태였습니다 《어바웃 슈미트》 × 에픽테토스 퇴직 후 텅 빈 사무실 같은 집에 홀로 앉아 있는 남자. 잭 니콜슨이 연기한 워렌 슈미트는 마지막 퇴근을 마치고 돌아온 첫날 밤,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30년 넘게 일한 보험회사는 아무 문제 없이 그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었고, 후임자는 정중하게 그를 돌려보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 표정을 지은 적이 있다고.오랜 친구를 만난 자리에서 동창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눈에 띄지 않던 친구인데, 지금은 서울의 유명 대학 교수가 되어 NASA까지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마음은 축하보다 먼저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저는 그날 실업 상태였거든요.직업이 사라지면, 나도 사라지는 걸까워렌 슈미트의 가장 큰 고통은 실직이 아닙니다. 그는 정년.. 2026. 8. 31. 월요일 아침, 출근할 곳이 없어졌을 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니체 잡지사 사진 관리부의 작은 책상. 월터 미티는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키보드 위에 올려진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고, 눈은 먼 곳을 향해 있습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빙하 위를 달리고, 화산 앞에 서고, 낯선 나라의 공기를 마십니다. 그러다 누군가 어깨를 툭 치면, 그는 다시 형광등 아래의 사무실로 돌아옵니다.저도 비슷한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단기 계약이 끝난 뒤 맞이한 첫 월요일 아침,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눈이 먼저 떠졌습니다. 몸이 출근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창밖으로는 버스가 지나가고, 사람들은 여전히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달라진 건 저뿐이었습니다. 그 허전함 속에서 문득 월터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상상 속에서만 살던 남.. 2026. 8.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