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재취업3 나이를 묻지 않는다고 차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턴》과 《더 컴퍼니 맨》으로 바라본 중장년 재취업과 노동의 존엄 저는 채용지원서를 보낸 뒤 하루 종일 메일함을 들여다봤습니다. 담당자가 읽었다는 표시는 떴는데, 아무 답이 없었습니다. 그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지금도 기억합니다. 혹시 나이 때문은 아닐까.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력서 맨 위에 적힌 숫자 때문에. 그 의심이 떠오른 순간, 저는 두 편의 영화를 다시 떠올렸습니다.브리프케이스 하나로 출근하는 남자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턴》(The Intern, 2015)에는 제가 오래 기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70세의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가 첫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다려 입고, 낡은 서류가방을 챙기는 장면입니다. 젊은 동료들이 후드티 차림으로 노트북을 끼고 들어오는 사무실에, 그는 마치 1970년대 맨해튼 직장인처럼 등장합니다.이 장면은 단순.. 2026. 10. 12. 영화 <와일드 씽>과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가 주는 인생 2막의 위로 퇴직 후 3년째 지방에 내려와 텃밭과 일자리 사이를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귀농귀촌이 이렇게 막막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러던 중 전직 동료들과 함께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손재곤 감독의 이었는데, 20년 만에 다시 무대를 꿈꾸는 중장년 댄서들의 이야기가 가슴 어딘가를 세게 건드렸습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머릿속에 맴돈 건 "그래서 나는 지금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영화가 건드린 것: "넌 이미 끝났어"라는 말에 저항하기영화 의 주인공들은 세기말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 출신입니다. 표절 논란으로 강제 해체된 뒤 20년이 지났고, 각자는 생계형 방송 리포터, 빚더미 위의 솔로, 재벌가 며느리라는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 2026. 7. 9. 인 타임으로 본 롤스의 정의론 (무지의베일, 차등원칙, 재취업공정성) 퇴직 후 야심 차게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만 해도, 제2의 인생 문이 활짝 열릴 줄 알았습니댜. 하지만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돋보기를 쓰고 밤새워 공부하며 얻은 자격증을 내밀어도, 면접관의 시선은 제 화려했던 과거 경력보다는 '나이'라는 숫자에 머물더군요. "경력은 참 좋으신데... 음..." 하며 말끝을 흐리는 그 짧은 침묵 속에서, 저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유리벽을 마주했습니다.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영화 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팔뚝에 새겨진 '시간'이 곧 목숨이자 화폐인 세상. 부유한 이들은 수천 년을 소유하며 느긋하게 영생을 누리지만, 빈민가의 사람들은 당장 내일의 1분을 벌기 위해 숨 가쁘게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마치 재취업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 2026.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