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3 〈미키 17〉 과 니체의 영원회귀 — 죽어도 살아야 한다면, 삶은 의미 있는가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영화 《미키 17》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니체의 영원회귀와 초인 사상죽음은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가반복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실패와 재도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미키는 또 죽는다. 방호복도 없이 행성의 독성 지형 속으로 밀어 넣어지고, 그 몸은 산산이 부서지거나 녹아 없어진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는 다시 깨어난다. 기억을 품은 채, 죽기 직전의 공포를 고스란히 기억한 채로. 〈미키 17〉이 불편한 이유는 화면이 잔인해서가 아닙니다. 죽음이 그토록 가볍게 소비되는 세계에서,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관객에게 너무 익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죽음이 리셋되는 세계, 그래서 오히려 더 잔인한 이야기봉준호 감독은 장르의 문법을 빌려 철학적 질문을 숨겨두.. 2026. 6. 20. 계약종료, 나는 누구인가? 영화 업 인 더 에어로 보는 실존주의와 정체성의 위기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저는 처음으로 공장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30년 넘게 일이 곧 저였습니다. 최근 단기 계약직 만료를 앞두고 문득 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일이 없어지면 나는 누구인가?" 영화 업 인 더 에어는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을 건네는 작품입니다.일이 곧 나였던 삶, 정체성 융합의 함정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계약 만료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엄습해왔는데, 처음에는 그게 단순히 경제적 불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일이 사라질 것 같다는 공포가 아니라, 제 자신이 사라질 것 같다는 공포였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직업 정체성 융합(Occupational Identity Fusion)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직업 정체성 융합이란, 개인의 자.. 2026. 5. 6. 이터널 선샤인으로 보는 기억과 사랑-베르그송 철학으로 이해하는 인간의 시간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기억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우리는 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가인간의 시간은 왜 단순한 ‘흐름’이 아닌가 기억을 지우면 정말 편해질 수 있을까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합니다. 저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라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 한두 가지가 아닌 저로서는, 영화 속 설정이 그냥 판타지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기억은 왜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가영화 속 주인공들은 '라쿠나(Lacuna)'라는 회사에서 기억 삭제 시술을 받습니다. 여기서 라쿠나란 '공백' 또는 '결손'을 뜻하는 라틴어로, 기억에 구멍을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술이 끝난 뒤에도 두 주인공은 다시 만나 같은.. 2026. 5.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