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3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아들은 게임을 하고, 나는 캠핑을 갔습니다 《김씨 표류기》 × 장자 이번 주말, 저는 계곡 캠핑장에 있었고 아들은 PC방에 있었고 남편은 자전거 도로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한 가족이 같은 날 전혀 다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 셈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이 상황 자체를 못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가족이 함께해야 가족답다는 생각, 그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주말이었습니다.소요유(逍遙遊)가 말하는 것: 각자의 리듬을 인정하는 법장자 철학에서 소요유(逍遙遊)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소요유란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본성에 맞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억지로 같은 모양에 끼워 맞추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 장자 사상의 핵심입니다.저는 꽤 오래 이 고통 속에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아들과 .. 2026. 8. 29. 아들이 직장 다녀와서 게임만 하겠다고 한다면 《굿 윌 헌팅》과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부모의 거리 부모가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요? 저는 최근에 이 질문 앞에서 꽤 오래 멈춰 섰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아들이 "이제 다 그만두고 게임이나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저는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습니다. 걱정과 답답함이 동시에 몰려왔고, 그 감정들 사이에서 《굿 윌 헌팅》과 에픽테토스가 떠올랐습니다.게임만 하겠다는 아들, 그 말 뒤에 무엇이 있을까아들은 월세 일부를 지원받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회복지사 과정도 병행하고, 컴퓨터활용능력 시험도 준비하고, 수영도 새로 시작했습니다. 겉에서 보면 꽤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이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내려놓겠다고 한 겁니다.저는 처음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세도 지원해주.. 2026. 8. 26. "알고리즘이 설계한 욕망, 나의 진심은 어디에 있는가: 아도르노와 <퍼펙트 블루>" 포인트를 준다는 앱 광고를 무심코 클릭했을 뿐인데, 며칠 뒤 저는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상품을 결제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제가 먼저 필요해서 찾았던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어느새 그것은 제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둔갑해 있었습니다. 누군가 제 머릿속에 들어와 욕망의 스위치를 몰래 켜고 간 듯한 이 섬뜩한 기분, 아마 여러분도 한 번쯤 느껴보셨을 겁니다. 독일의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Adorno)는 일찍이 이러한 현상을 '문화산업(Culture Industry)'이라는 개념으로 꿰뚫어 보았습니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문화와 예술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규격품처럼 변질되었으며, 이것이 대중의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킨다고 경고했죠. 알고리즘이 떠먹여 주.. 2026. 4.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