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2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내 자리를 찾는 일일까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와 하이데거·아렌트·헤겔의 노동 철학 일자리를 찾는다는 게 정말 '내 자리'를 찾는 일과 같을까요? 고용24 화면을 켜서 수백 개의 채용공고를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자리는 이렇게 많은데, 왜 저는 이 화면 앞에서 이렇게 막막한 걸까요. 이태겸 감독의 독립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2021)는 바로 그 막막함의 정체를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건드립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이 영화가 남긴 질문을 다시 꺼내보려 합니다.파견된 자리에서, 사람은 무엇을 먼저 찾는가영화 속 정은은 7년을 다닌 회사에서 어느 날 하청업체로 파견됩니다. 본인이 원한 게 아닙니다. 낯선 현장, 낯선 얼굴들 사이에서 정은이 제일 먼저 찾는 건 더 좋은 월급이 아닙니다. '내가 설 수 있는 자리'입니다.이 장면을 보면서 저는 솔직히 처음엔 그.. 2026. 10. 7. 폭풍은 인간을 벌하는가? 《퍼펙트 스톰》으로 읽는 노자의 자연철학 폭풍은 정말 인간을 벌한 걸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우리가 스스로 그 자리에 걸어 들어간 건 아닐까요?계약 만료 이후 실업 상태로 맞이한 이번 여름은 유독 길게 느껴집니다. 밖에 나가기엔 너무 덥고, 카페에 앉아 있자니 통장이 걱정되고. 에어컨도 마음껏 못 트는 분들이 뉴스에 나올 때면, 기후 위기란 단어가 갑자기 아주 가깝게 다가옵니다. 그 무더운 오후에 저는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다시 꺼내 틀었습니다. 바로 2000년에 개봉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퍼펙트 스톰(The Perfect Storm)》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폭풍이 온 게 아니라, 우리가 폭풍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글로스터 항구의 어선 안드레아 게일이 더 많은 어획.. 2026. 8.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