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2 어르신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기쁨은 활동 능력이 커지는 상태다."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남긴 말입니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어느 가을 장날, 자살예방 캠페인 서포터즈로 나가 설문지를 들고 어르신들 앞에 앉았다가 그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혼자 오신 한 남자 어르신이 "수시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담담하게 적어 주셨을 때였습니다. 그분의 눈에는 불꽃이 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기다리다 지친 사람의 눈빛이었습니다. 사랑이 끊기면 삶의 힘도 같이 가늘어진다는 것을, 그날 저는 설문지 한 장으로 배웠습니다.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추창민 감독, 2011)를 보신 분들과 함께 그 장면들을 더듬어 보려 합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께는 결말보다 감정의 결을 이야기.. 2026. 9. 24. 스피노자 결정론과 영화 Arrival (필연성, 자유, 범신론) 저도 처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접했을 때는 그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직접 읽고 나서, 제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 문장 안에는 단순한 성실함이 아니라, 세계의 필연적 질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화 《Arrival》은 바로 이 지점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입니다. 외계 언어를 통해 시간의 구조가 바뀌는 SF 설정은 겉모습일 뿐, 그 안에는 필연성과 자유라는 고전 철학의 핵심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스피노자의 범신론과 필연성의 질서스피노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범신론(Pantheism)을.. 2026. 3.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