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에리세1 나는 이 삶을 선택한 것일까 The Spirit of the Beehive 《벌집의 정령》과 하이데거로 바라본 ‘떠밀려 온 삶’과 새로운 가능성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어딘가에 던져져 있다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이 말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솔직히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철학 책 속 어느 관념적인 선언처럼 들렸거든요. 그런데 사과밭에서 사과를 따다가, 불현듯 그 말이 이해됐습니다. 제가 여기 있는 건 정말 제가 선택한 것이었을까요?벌집에도 질서는 있다, 하지만 자유는 없다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1973년 작 《벌집의 정령(The Spirit of the Beehive)》은 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영화입니다.스페인 내전이 끝난 직후인 1940년대, 카스티야의 황량한 시골 마을. 일곱 살 소녀 아나는 마을에서 상영된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커다란 혼란에 빠집니다. 언니 이사벨은 "괴물은 죽은 게 아니라 정령이 되었다"고 말하고,.. 2026. 9.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