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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역할3

내가 정착할 곳과 아들이 선택할 길 《죽은 시인의 사회》 × 에리히 프롬 솔직히 말하면, 저는 오늘 워크숍에서 꽤 많이 흔들렸습니다. 농촌에 정착하겠다고 준비하면서도 막상 오래 살아온 사람들 사이에 앉으니 제가 얼마나 겉돌고 있는지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진짜 농촌에 정착할 거야?"라고 물었는데, 그 한 마디가 오히려 제 질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아들도, 결국 같은 자리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워크숍이 드러낸 것, 정착의 민낯제가 참석한 자리는 도농순환 주민공모사업 워크숍이었습니다. 도농순환이란 도시와 농촌 사이를 오가며 자원과 사람이 상호 교류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단순히 농촌에 집을 얻는 것과는 다릅니다. 지역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구상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지인의 요청으로 참석했는데, 솔직히 처음.. 2026. 8. 28.
아들이 직장 다녀와서 게임만 하겠다고 한다면 《굿 윌 헌팅》과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부모의 거리 부모가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요? 저는 최근에 이 질문 앞에서 꽤 오래 멈춰 섰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아들이 "이제 다 그만두고 게임이나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저는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습니다. 걱정과 답답함이 동시에 몰려왔고, 그 감정들 사이에서 《굿 윌 헌팅》과 에픽테토스가 떠올랐습니다.게임만 하겠다는 아들, 그 말 뒤에 무엇이 있을까아들은 월세 일부를 지원받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회복지사 과정도 병행하고, 컴퓨터활용능력 시험도 준비하고, 수영도 새로 시작했습니다. 겉에서 보면 꽤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이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내려놓겠다고 한 겁니다.저는 처음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세도 지원해주.. 2026. 8. 26.
부모는 언제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영화 《굿 윌 헌팅》으로 보는 마르틴 부버의 '나-너(I-Thou)' 철학 1997년 개봉한 영화 《굿 윌 헌팅》은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상대를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까?" 저는 요즘 이 질문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97년생 아들이 귀농 준비 중인 제 곁으로 불쑥 찾아와 작은 직장에 취업하고, 독립까지 한 뒤로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굿 윌 헌팅》이 보여주는 나-너 관계의 힘일반적으로 사람은 사랑받으면 성장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그 '사랑'의 방식이 핵심이지, 사랑의 양이 핵심이 아닙니다. 영화 속 윌도 사랑이 부족해서 망가진 게 아니었습니다. 그를 바꾸려 들거나, 재능을 도구로 쓰려는 시선들 속에서 스스로를 닫아버린 것이었습니다.상담사 숀이 윌과 나누는 관계는 철학자 마르틴 부버(.. 2026.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