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1 청년은 왜 시대 앞에서 괴로워하는가─ 《동주》 × 장폴 사르트르 《동주》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 영화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 몰랐습니다. 독립운동 영화라는 말에 어떤 뜨거움을 기대했는데, 막상 스크린 앞에 앉으니 영화는 시종일관 낮은 목소리로만 말했습니다. 흑백의 화면 속 청년은 총을 들지도, 군중을 이끌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되묻고 또 되물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저는 묘하게 멈칫했습니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얼굴이었기 때문입니다.영화 속 침묵이 던지는 철학적 물음이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건 단순한 서사가 아니었습니다. 윤동주라는 인물이 가장 자주 하는 것은 행동이 아니라 자기 응시입니다. 그는 사촌 송몽규가 직접 투쟁의 길로 나아가는 동안, 혼자 방 안에서 시를 씁니다. 그리고 그 행위 자체를 부끄러워합니다. ".. 2026. 6.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