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3 풀들 사이에서도 부추는 향기를 냈습니다 《미나리》 × 빅터 프랭클 할머니 순자가 개울가에 미나리 씨앗을 뿌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닙니다. 거창한 선언도 없습니다. 그냥 쪼그려 앉아, 손에 쥔 씨앗을 흙과 물 사이에 놓아줍니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이런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저 씨앗은 지금 얼마나 많은 것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할까. 그리고 저는, 지금 어떤 땅에 씨앗을 심고 있을까.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그 장면의 의미를 천천히 생각해보려 합니다.살아남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다릅니다《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 주의 낯선 시골 땅에서 뿌리를 내리려는 한국계 이민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정이삭 감독이 2021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세상에 알려진 작품입니다.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처음엔 이해가 안 .. 2026. 9. 3. 미나리는 왜 저절로 자랐을까? 《미나리》로 읽는 장자의 자연 철학 풀을 뽑으러 갔다가 철학을 만나고 왔습니다. 여름 한 철 비워둔 텃밭 앞에서, 저는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공들여 심은 씨앗들은 흔적도 없이 녹아내려 있었고, 아무도 돌보지 않은 잡초들은 제 키를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그날 문득, 《미나리》의 한 장면이 겹쳐 보였습니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데 혼자 무성하게 자라던 그 초록빛 생명이요. 비닐 안에서 죽어가는 것들에 대하여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한 장면을 떠올려보고 싶습니다. 영화 후반부, 순자 할머니가 물가에 심어놓은 미나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장면입니다. 비닐도 없고, 비료도 없습니다. 그저 습기가 있는 땅에 뿌리를 내렸을 뿐인데, 이 식물은 영화 안에서 가장 끝까지 살아남습니다.저는 그해 여름 귀농인의 집 텃밭에서 정반대의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2026. 7. 27. 영화 미나리로 보는 맹자의 철학 (가족은 왜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가) 솔직히 저는 주민등록초본을 떼기 전까지 제 삶이 그렇게 떠돌이였는지 몰랐습니다. 귀농귀촌 입주 서류를 준비하다 뽑은 초본에 거주이전 이력이 30건이 넘었습니다. 그 숫자를 보는 순간, 영화 미나리 속 제이콥 가족이 낯선 미국 땅에서 짐을 풀던 장면이 겹쳐 보였습니다. 맹자가 왜 가족 공동체를 인간 본성의 출발점으로 봤는지, 이 나이가 되어서야 조금 이해가 됩니다.성선설이 말하는 것은 단순한 선함이 아니다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은 "인간은 착하다"는 한 줄로 요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성선설이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도덕적 행위의 씨앗을 내면에 갖고 있다는 철학적 명제입니다. 단순히 착한 성격을 타고난다는 뜻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는 능력 자체가 인간에게 본래 내재되어 있다는 주장입니다.맹자.. 2026. 5.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