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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2

"포크레인이 파헤친 땅, 그곳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 <혹성탈출>과 레건의 동물 권리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미세먼지 민간점검원으로 일하기 전까지 저에게 동물은 그저 인간 생활의 편의를 위한 배경쯤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산업 단지를 순찰하고 신축 공사 현장을 지키며 제 생각은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포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땅을 거칠게 파헤칠 때마다, 저는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방금 파헤쳐진 저 흙더미 속을 터전 삼아 살던 작은 생명들은 지금 어디로 떠밀려 갔을까?" 인간의 경제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이름도 없이 사라져가는 생명들. 철학자 톰 레건(Tom Regan)은 이들을 단순한 자연의 일부나 인간의 도구가 아닌, 각자의 고유한 삶을 영위하는 '삶의 주체(Subject-of-a-life)'로 보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영화 에서 실험실의 유인원.. 2026. 3. 29.
"강아지, 고양이는 가족, 돼지는 삼겹살?" : 영화 <옥자>와 피터 싱어가 폭로한 우리의 이중성 우리는 흔히 반려동물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모든 동물을 존중할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세먼지 민간점검원으로 현장을 누비며, 이 믿음이 얼마나 약한 고리 위에 서 있는지 목격했습니다. 순찰 중 만난 이웃분들은 품에 안긴 강아지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아끼면서도, 그날 저녁 식탁에 오를 삼겹살과 치킨에 대해서는 무감각했습니다. 저 역시 그 이중성에서 자유롭지 못했죠. 고양이를 키우는 제 동생들은 고양이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지만, 제가 염소 도축장을 점검할 때 들리는 비명 같은 울음소리에는 담담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와 철학자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론'은 바로 이 지점,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과 먹는 동물 사이에 그어둔 날카롭고도 모순적인 선을 파고듭니다. 오늘은 그 이중성의 경계.. 2026.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