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1 왜 권력은 생각하는 청년을 두려워할까─ 《박열》 × 한나 아렌트 재판정에서 박열은 조선 옷을 입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선언이었습니다. 굴복하지 않겠다는, 당신이 정의한 세계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이상하게도 법정이 아니라 철학 강의실을 떠올렸습니다. 박열이 권력을 심판받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본질을 해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재판정의 박열, 아렌트가 말한 '생각하는 인간'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독립운동 서사 정도로만 받아들였습니다. 두 번째로 봤을 때, 재판 장면이 완전히 다르게 읽혔습니다. 일본 제국의 검사들이 박열을 심문하는 동안, 정작 당황한 쪽은 권력이었습니다. 그는 답을 숨기거나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질문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왜 국가는 인간의 사상을 두려워하는가, 라고.한나 .. 2026. 6.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