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1 전쟁은 왜 인간성을 무너뜨리는가《태극기 휘날리며》 × 한나 아렌트 전쟁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학창시절 군사독재 정권 아래서 반공 영화를 의무적으로 봐야 했던 기억 때문인지, 총성과 폭발이 반복되는 화면 앞에서 저는 어느 순간 감정이 차갑게 닫히는 걸 느낍니다. 그런데 《태극기 휘날리며》를 처음 다시 꺼내 보던 날 밤, 저는 화면을 끄지 못했습니다.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전투 장면이 아니라, 사람이 변해가는 장면이.감독이 숨긴 철학적 코드: 평범한 얼굴의 괴물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형제의 비극에만 집중했습니다. 형 진태가 점점 전쟁 기계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저는 그저 전쟁이 낳은 안타까운 개인사 정도로 읽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강제규 감독이 훨씬 더 불편한 질문을 화면 깊숙이 묻어두고 있었습니다.진태는 처음부터 폭력적인 인물이 아닙니.. 2026. 6.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