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속도1 미나리는 왜 저절로 자랐을까? 《미나리》로 읽는 장자의 자연 철학 풀을 뽑으러 갔다가 철학을 만나고 왔습니다. 여름 한 철 비워둔 텃밭 앞에서, 저는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공들여 심은 씨앗들은 흔적도 없이 녹아내려 있었고, 아무도 돌보지 않은 잡초들은 제 키를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그날 문득, 《미나리》의 한 장면이 겹쳐 보였습니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데 혼자 무성하게 자라던 그 초록빛 생명이요. 비닐 안에서 죽어가는 것들에 대하여이미 보신 분들과 함께 한 장면을 떠올려보고 싶습니다. 영화 후반부, 순자 할머니가 물가에 심어놓은 미나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장면입니다. 비닐도 없고, 비료도 없습니다. 그저 습기가 있는 땅에 뿌리를 내렸을 뿐인데, 이 식물은 영화 안에서 가장 끝까지 살아남습니다.저는 그해 여름 귀농인의 집 텃밭에서 정반대의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2026. 7.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