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필무렵1 30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메밀꽃: 《메밀꽃 필 무렵》 × 칸트 × 《천국의 나날들》 넓은 밀밭이 바람에 쓸린다. 카메라는 아무도 쫓아가지 않는다. 그냥 거기 있다. 테런스 맬릭의 《천국의 나날들》(1978)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인물의 대사가 아니라 바로 그 장면입니다. 황금빛 들판이 저녁 빛에 잠기는 그 몇 초 동안, 저는 스크린 앞에서 이상한 질문 하나를 붙들고 있었습니다."아름다움이란 것은, 볼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일까?"그 질문이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봉평의 메밀꽃밭 앞에 섰을 때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달빛 아래 메밀꽃과 맬릭의 들판, 그 풍경이 묻는 것30여 년 전 처음 봉평을 찾았을 때는 솔직히 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이효석 문학관 입구를 서두르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무엇을 먹일지, 다음 목적지까지 시간이 .. 2026. 9. 7. 이전 1 다음